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6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4차확대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조선중앙TV 캡처)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북한의 건군절(조선인민군 창건일) 75주년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평양 미림비행장 내 열병식 연습장 등에서 차량과 장비, 인력 등의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고체연료 로켓엔진을 이용한 신형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신형무기를 공개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7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북한의 열병식 개최 시기는 건군절 75주년인 오는 8일이 유력하게 거론됩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민간 위성사진 업체 플래닛 랩스가 지난 4일 평양 김일성 광장을 촬영한 사진을 전날 공개했습니다. 이 영상에서는 열병식 준비를 위해 동원된 것으로 보이는 대규모 인파가 등장합니다. VOA는 “본격적인 예행연습 때 연출되는 ‘붉은빛’이 어김없이 나타났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이번에 동원된 인원들이 ‘2·8’, ’75군’ 등의 숫자를 형상화하는 것이 포착되면서 건군절 75주년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해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오는 1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생일을 기념하는 이른바 ‘광명성절’에 열병식을 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의 열병식 개최가 임박하면서 어떤 무기가 공개될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북한은 약 2만명의 병력이 동원된 지난해 4월 열병식에서 신형 ICBM인 ‘화성-17형’을 비롯해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과 신형 전술유도무기 등을 대거 공개했습니다. 또 이보다 앞선 지난 2021년 1월 노동당 제8차 당대회를 기념한 열병식에서는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5형’과 북한판 이스칸데르 개량형으로 불리는 ‘KN-23’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6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4차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7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 위원장 뒤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미싸일 총국' 글씨가 새겨진 깃발이 보인다. (사진=뉴시스/조선중앙TV 캡처)
게다가 북한이 ‘미사일총국’이라는 새로운 조직을 공개하면서 관심은 한층 높아진 상황입니다.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공개한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4차 확대회의 사진을 보면, 회의 석상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미싸일(미사일)총국’이라는 글자와 마크가 새겨진 깃발이 있습니다. 해당 조직에 대해 북한 매체가 보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핵탄두 탑재 미사일 등 각종 탄도미사일의 생산 및 관리 등을 전담하는 조직으로 보이는데 합참 관계자는 이날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추적하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직접 참석해 연설에 나설지도 관심사입니다. 김 위원장은 이번 확대회의에 참석해 ‘전쟁준비 태세 완비’ 등을 주문했다고 전해졌습니다. 김 위원장이 공개석상에 나타난 것은 작년 12월31일 600㎜ 방사포 증정식 연설 이후 37일 만의 일입니다.
김 위원장이 열병식에 참석한다면 연설을 통해 대남·대미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올해 첫날인 지난달 1일 관영매체 보도를 통해 지난해 말 진행한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결과를 공개하면서, 한미동맹을 향한 ‘강 대 강’, ‘정면승부’를 거듭 천명한 바 있습니다. 이와 같은 기조로 보아, 북한은 이번 열병식에서도 강경 메시지를 낼 것으로 관측됩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