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56차 중앙통합방위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전임 문재인정부를 겨냥해 "지난 정부에서 회의 규모가 축소되고, 가짜평화에 기대서 민·관·군·경의 통합 (방위) 훈련이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다"며 "이에 모든 국가방위전력을 하나로 묶고, 국가를 방위하기 위한 범국민적 총력전 수행체제 또한 약화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56차 중앙통합방위회의에서 "중앙통합방위회의는 1968년 북한의 잦은 침투, 도발에 따라 비상치안회의로 시작한 이래 민·관·군·경의 총력안보태세를 점검하고 발전시켜 왔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중앙통합방위회의는 적 침투·도발 등 국가안보 위협상황에 대비해 민·관·군·경의 주요 직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국가통합방위태세를 점검하고 발전대책을 논의하는 회의입니다. 현직 대통령이 직접 회의를 주재한 것은 지난 2016년 이후 7년 만입니다. 이날 회의에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국정원, 각 군, 경찰청, 해양경찰청, 소방청 등의 주요 직위자와 관련 분야 민간전문가 등 16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현재 한반도와 이를 둘러싼 역내외 안보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며 "7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같은 북한의 전략적 도발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북한의 비대칭 도발과 사이버 공격, 다양한 테러 위협이 커지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안보 정세도 요동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다양한 북한의 도발 유형에 맞춰 통합방위에 빈틈이 없는지 점검하고, 정부의 비상 대비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매년 초에 제가 직접 회의 주재를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엄중한 시기에 한 치의 허점도 용납하지 않도록 통합방위훈련을 제대로 시행하고 공직자들이 의식과 자세를 확고히 견지해야 한다"며 "오늘 회의가 우리의 안보 의식을 함양하고 총력 안보태세가 실질적으로 격상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이날 열릴 것으로 보이는 북한의 건군절 75주년 열병식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번에 열병식이 열린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남·대미 메시지 발신 여부와 핵탑재 신형 무기를 공개할지에 관심이 쏠립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중앙통합방위회의를 주재하게된 배경에 대해 "올해 제56차 회의는 최근 북한이 우리를 '명백한 적'으로 규정하고 핵 선제공격 의지를 노골적으로 과시하는 한편, 무인기·테러·사이버 공격 등으로 국민 생활안전 위협이 점증하는 등 엄중한 안보상황에서, 대통령을 중심으로 민·관·군·경이 하나 된 국가총력안보태세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 하에 지난 2016년 이후 7년 만에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회의에서는 국가정보원이 현 안보정세를 설명하고, 통합방위본부에서 군사대비태세와 통합방위태세의 추진성과, 올해 추진방향을 발표했습니다. 이어진 주제토론에서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 고강도 도발 대비 대응역량 강화, 국민보호 대책, 테러·사이버 위협 대비태세 역량 강화방안을 주제로 참석자들의 심층토의가 이뤄졌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