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철강 업계가 자동차와 건설, 조선 등 제조 전반에 사용되는 열연 제품 가격을 본격적으로 인상하기 시작했습니다.
POSCO홀딩스(005490)는 지난 1월 한 차례 가격을 올린데 이어 이번 달 인상 작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현대제철(004020)도 이번달과 다음달 가격을 올리겠다는 방침입니다. 업계에서는 유통향 열연코일 가격에 대해 원가 상승 부담이 있어 수익성 차원에서 이를 상쇄하겠다는 목적입니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이달 열연코일 유통가를 톤(t)당 5만원 인상에 더해 오는 3월에도 5만원 추가 인상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열연 제품 판매 단가는 3월 출하분부터 적용될 전망입니다. 철광석과 점결탄 등 철강 원자재 가격이 계속 올라 이에 대한 제품 원가를 반영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11월부터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중국산 철광석 수입가격은 지난해 10월31일 t당 79.5달러로 최하점을 찍고 우상향 추세를 이었습니다. 결국 지난 10일 기준 t당 126.1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58.6% 증가한 수준입니다. 전세계 원자재 수요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이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자 철광석 가격도 함께 상승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에 포스코는 지난 1월 한 차례 열연강판 가격을 t당 5만원 인상했습니다. 또 이번 달 추가로 5만원 인상 작업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대제철 역시 열연 제품 판매 단가를 2월 출하분부터 t당 5만원 인상했습니다. 이어 오는 3월에도 5만원 인상을 결정한 뒤 고객사들에게 전달했습니다.
가격인상, 철강 유통사 부담으로 전개
문제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에서 철강재를 구매하는 유통사들의 부담입니다. 철강재를 구매한 뒤 제품 제조·판매하는 업체들은 철강사들의 가격 인상으로 원가가 상승하더라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 쉽지않습니다. 특히 수요가 받쳐주지 않을 경우 가격을 올리기가 힘듭니다. 올해 자동차와 건설 등 철강 전방산업 수요가 침체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가격 인상이 시장에서 온전히 수용될지도 의문입니다.
아울러 중국산 열연 제품의 가격 상승이 멈춘 점도 국내산 열연 제품 판매 부담으로 이어집니다. 실제 지난 주 중국산 열연코일(SS400·CFR)의 수출 가격은 오는 4월 선적분 기준으로 전주 대비 t당 20달러 수준 떨어진 670달러(약 86만원) 정도입니다. t당 690달러(약 88만원)까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던 중국산 열연코일의 수출 가격은 현지 철강 수요 불안에 따른 현물 가격 하락 영향으로 감소했습니다.
이 같은 가격 흐름으로 수요처들은 구매 관망기조를 보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지난 주 기준 포스코산 열연코일 수입대응재(GS) 가격이 대체로 t당 100만원 초반 수준의 가격을 유지하고 있지만, 곧 t당 100만원대 중반 수준까지 인상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수입산 열연코일이 현재 90만원대 중반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국내산 가격 인상이 여전히 부담일 것이란 관측입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생산된 열연제품. (사진=뉴시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