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대장동·위례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르면 이번 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3부(엄희준·강백신 부장검사)는 이 대표에 대한 소환 조사를 마무리하고 구속영장 청구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은 대장동·위례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이 대표의 혐의를 입증할 패를 다 까지 않은 상황에서, 두 번의 소환조사에서 진술 거부권을 행사한 태도를 고려해 구속영장 청구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초 검찰은 지난 2차 소환조사 당시 1차 때 확인하지 못한 사안과 서면진술서 내용 중 추가 확인이 필요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수사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1차 때보다 2배 가량 많아진 질문지에도 불구하고 2차 조사의 시간이 1시간30분 가량 단축됐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 대표가 상당 부분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에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해 도주의 우려는 없으나, 당 대표의 위세를 이용해 증거인멸을 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이 대표가 대장동 관련 두 번의 검찰 조사에서 서면진술서로 답변을 갈음하며 "검찰이 새로운 혐의점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여론전을 연 것이 방어권 전략이었다면, 법조계에서는 이를 오히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빌미를 준 악재라고 보고 있습니다. 2차 조사 때 검찰은 이 대표에게 혐의를 입증할 카드를 일부 제시했다고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검사 출신 형사법 전문 변호사는 "당시 이 대표가 거의 진술 거부권을 행사했기 때문에 검찰이 갖고 있는 카드에 대해 다 알지 못할 것"이라며 "검찰 내 어떤 변화의 기류가 있을지 예측할 수 없지만 원칙적으로 수사가 다 마무리가 된 대장동과 성남FC 두 사건을 갖고 이번 주에 영장 청구부터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까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구속영장이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과 일괄 청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수사 상황을 보고 받고 있는 대검찰청은 현재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맡고 있는 성남FC 사건을 중앙지검으로 이송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성남지청 측은 사건 이송에 대해 "수사 중인 사안이라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최근 대장동 사건 닮은 꼴로 알려진 '백현동 특혜 의혹' 사건도 중앙지검으로 넘어온 상태라 성남FC 사건도 조만간 이송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검찰이 이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해도, 영장실질심사로 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이 대표는 불체포 특권을 갖고 있는 현역 국회의원이기 때문에 국회가 체포동의안을 가결해야만 영장실질심사가 가능합니다. 체포동의안 표결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이면 가결되지만, 전체 271명 가운데 169석이 민주당이므로 부결 가능성이 높습니다.

 

 

법조계에서는 당초 성남fc와 대장동·위례 개발 특혜 의혹만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었으나, 불법 대북송금 문제가 갑자기 추가되면서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검찰은 대북송금 과정에 이 대표가 개입했는지 여부를 따지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대북송금 주체인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이 대표가 연결됐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하고 있습니다.

 

마침 오는 15일 이 대표와 김 전 회장을 연결시켜줬다는 의혹을 받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참고인 조사를 받게 되면서 검찰이 새로운 혐의를 포착하게 된다면 체포동의권에 한 층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이렇게 되면 대북송금 관련 조사는 대장동 관련 체포동의권이 부결되더라도, 이를 한 번 더 신청할 수 있는 '우회로'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옵니다.

 

특수부 검사 출신 변호사는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대북송금과 관련 없이 진행되겠지만, 대북송금 관련해서도 한 차례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15일 있을 이 전 부지사의 진술 이후갈 될 것으로 본다"며 "다만 이를 통해 대북송금 수사가 충분하지 않다면 대장동과 성남FC 건으로만 곧바로 영장 청구를 할 가능성이 높고,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더라도  중대 사항이 여럿 겹치는 것을 이유로 영장을 한 번 더 청구할 수 있는 기회는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