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정부가 100년 빈도의 자연재해에 대비해 전국 항만과 국가 어항 외곽시설을 보강합니다. 특히 향후 10년간 방파제 높이를 올리고 구조물 중량을 높이는 작업도 진행합니다. 또 방호벽 설치와 방재언덕을 조성하는 등 배후지 침수에도 대비합니다.
해양수산부는 16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항만 및 배후권역 기후변화대응 강화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앞서 해수부는 지난 2011년부터 방파제 등 외곽시설 보강 및 항만 배후권역 침수 방지를 위한 정비계획을 수립해 추진해 왔습니다. 하지만 기존 계획은 그동안의 가파른 해수면 상승, 강력해진 태풍 등 더욱 심화한 기후변화 대응에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해수부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연평균 해수면은 4.27㎜씩 높아졌고 태풍의 최대 강도도 시속 39.4km로 지난 41년간 31% 상승했습니다. 이 때문에 인구와 산업이 밀집한 항만·어항 배후권역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먼저 해수부는 항만 및 어항의 외곽시설을 보강하고 배후 권역의 침수 방지를 위한 재해 예방시설을 설치해 연안재해에 대비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오는 2032년까지 66개항 92개소의 전국 항만 및 국가 어항 외곽시설의 방파제를 높이고 구조물 중량을 늘려 강력한 파랑에도 견딜 수 있도록 보강합니다.
또 항만·국가 어항 배후 권역의 침수 방지를 위해 27개항 37개소에 방호벽을 설치하고 방재언덕을 조성하는 등 취약지구를 정비합니다.
예컨대 평상시에는 지면에 매립돼 있거나 산책로 모습이지만 태풍 내습 시 재해방지시설 기능을 하는 가변형 방호벽을 설치하는 식입니다. 또 지역 주민들이 공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재언덕을 조성하는 등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공법도 도입할 계획입니다.
해양 관측 데이터를 토대로 한 한국형 설계기준도 구축합니다. 미국, 일본 등 해외 설계기준을 근간으로 제·개정돼 온 현재의 항만 및 어항 설계기준을 우리나라 해역환경에 부합하도록 2026년까지 개정합니다.
방파제 추락사고, 너울성 파도에 의한 인명피해 등 안전사고에도 대비합니다. 내년까지 안전 기반시설을 일제히 정비하는 한편 오는 2030년까지 도서 지역에 지능형 CCTV 34개소를 설치합니다.
또 사전 예측 기술을 고도화해 외해부터 이상징후 발생 즉시 정보를 분석·제공하는 인공지능(AI)기반의 지능형 예·경보 시스템을 개발합니다. 이를 통해 재해 대응 적기를 확보하고, 이와 연동한 재해방지시설을 무인·자동으로 가동해 연안재해에 대비할 예정입니다.
이외에도 오는 2027년까지 대형 실증 시설을 갖춘 연안·항만 방재연구센터를 조성해 신뢰도 높은 연구개발을 추진합니다.
이수호 해수부 항만국장은 "이번 방안은 더욱 심화하는 기후변화로부터 국가 핵심 기반시설인 항만과 어촌의 생활 터전인 어항을 지키고 배후권역 침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반드시 추진이 필요한 정책"이라며 "관계 부처와 함께 이번 방안을 차질 없이 추진해 심화하는 기후변화로부터 항만 및 배후권역을 안전하고 든든하게 지키겠다"고 말했습니다.
정부가 100년 빈도의 자연재해에 대비해 향후 10년간 전국 항만과 국가 어항 외곽시설을 보강합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북상한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