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전 돌입한 '쩐의 전쟁'…소액주주 표심이 관건

이수만 폭로 나선 이성수…카카오, 지분 추가 확보 카드 '만지작'
새 이사진 꾸린 하이브, 높아진 주가에 공개매수 '난항'

입력 : 2023-02-19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K팝의 원조' SM엔터테인먼트의 인수전이 하루가 멀다하고 새 국면을 맞이하며 숨가쁜 일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이브(352820)카카오(035720), 두 공룡이 새 주인 후보로 등장하면서 국내 엔터산업의 판도를 뒤흔들 인수합병(M&A) 전쟁은 결국 여론전으로 빠져드는 양상입니다. 카카오의 유상증자를 통한 지분 확보, 하이브의 소액주주 지분 공개매수 등 다수의 변수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우군 확보가 필수적인 까닭입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M엔터(에스엠(041510)) 인수전은 남은 열흘가량이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우선 첫 번째 변수로 꼽히는 SM엔터의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문기일이 오는 22일 오후 2시로 예정돼 있습니다. 사안의 시급성을 감안할 때 빠르면 당일 저녁에라도 결론이 지어질 수 있습니다. 가처분신청이 인용된다면 SM엔터 이사회의 카카오에 대한 신주 발행이 취소되고 하이브가 계획대로 SM엔터를 품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가처분신청이 기각되면 상황은 좀 더 복잡해집니다. 카카오가 SM엔터 지분 9.05%를 확보하게 되는데요, 일각에서는 카카오도 공개매수에 나서며 추가 지분 획득을 준비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주당 14만원 안팎의 공개매수 제안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심심치않게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법원의 가처분신청 판단의 기준이 경영권 장악 여부로 가려지는 만큼, 그 때까지는 최대한 몸을 사리고 있겠지만 리스크 해소 이후에는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현재에도 카카오는 SM엔터 지분 매입의 사유를 "사업 시너지를 위한 전략적 제휴"라고만 선을 긋고 있습니다. 
 
또 다른 변수는 SM엔터의 주가입니다. 하이브는 지난 10일 이수만 전 SM엔터 총괄프로듀서(PD)의 지분 14.8%를 인수하면서 소액주주에 대한 공개매수 제안도 함께 밝혔습니다. 당일 기준으로는 주가(9만8500원) 보다 20%가량 높은 주당 12만원을 제시했는데요, 이 점이 투자자들을 자극한 것이었을까요. SM엔터의 주가는 4거래일만에 12만원을 돌파했습니다. SM엔터 주가가 12만원을 넘긴 것은, 아니 10만원을 넘긴 것도 2000년 상장 이후 처음입니다. 올 초만해도 SM엔터의 주가는 7만원대에 머물렀습니다. 하이브가 공고한 공개매수 시한은 오는 3월1일. 마감일이 공휴일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2월28일까지가 기한인데, 주주 입장에서는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매도를 할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주요 시나리오별 SM엔터 주주구성. 카카오에 대한 유상증자 가처분 신청 인용 여부와 하이브, 카카오 각각의 공개매수 성공 여부 등이 변수로 추정됐다.(자료=교보증권)
 
이처럼 지분 확보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친 이수만 진영과 SM엔터 현 경영진은 '내 편'을 만들기 위한 여론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하이브의 인수 소식이 전해지면서 SM엔터 측은 "어떠한 적대적 M&A도 반대한다"고 입장을 전했습니다. 그러자 이 전 총괄PD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SM엔터 사내변호사 조병규 부사장이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것은 되레 카카오"라고 반격했습니다. "헛된 루머에 현혹되지 말라"며 혼란스러울 임직원들을 다독였지요. 그러자 이번에는 이성수 SM엔터 공동대표가 직접 나섰습니다. 지난 16일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 전 총괄PD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하는 폭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이성수 SM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가 16일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수만 전 SM엔터 총괄PD에 대한 폭로를 개시했다. (사진=유튜브 캡처)
 
첫 폭로 영상은 이 전 총괄PD의 역외탈세 의혹, ESG 활동 '나무심기'로 위장한 부동산 욕심 등 SM엔터를 통해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려 했다는 내용이 중심이 됐습니다. 이 전 총괄PD와 손 잡은 하이브를 겨냥해 "의혹을 알고도 모른 척한 것이 아니냐"고 몰아세우기도 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후로도 총 14개에 이르는 폭로를 이어갈 것을 예고했지요. 
 
이에 대해 이 전 총괄PD 측은 사실에 대한 해명 없이 "안타깝다"는 입장만을 전했고, 하이브는 "몰랐다"고 거리를 뒀습니다. 되레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사안들은 모두 SM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며 "폭로 이외에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하이브는 이 전 총괄PD가 프로듀서로서 복귀하지 않을것임을 거듭 강조하며 독립된 경영으로 SM엔터의 정체성을 지킬 것임을 다짐했지요. 하이브는 신임 사내이사 3인 등 총 7인의 신규 이사진 후보를 제기하면서 크레이티브 분야 이사 후보는 추천하지 않았는데요, 이 역시 SM엔 고유의 색채를 지키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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