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중국이 올해 공격적인 폴리실리콘 공급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OCI, 한화솔루션 등 국내 태양광 업체들이 각자도생에 나서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 시절 수립된 태양광 정책을 손질하고 있는 만큼 정부의 도움 보다는 기업들의 자구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저가 폴리실리콘에 대응하기 위해 고부가가치의 고순도 폴리실리콘 공장 증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활용 등 다양한 방법을 구상 중입니다.
20일 한국수출입은행의 태양광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폴리실리콘 생산용량은 총 98만톤으로 집계됐습니다. 그 중 중국이 70만톤으로 1위를 기록했고, 미국과 독일이 각각 6만톤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한국은 6000톤 수준입니다.
폴리실리콘 생산용량에서 중국 비중은 81%를 차지해 사실상 폴리실리콘 분야는 중국이 독점인 상황입니다. 태양광 산업 순서는 폴리실리콘을 통해 잉곳-웨이퍼-셀-모듈-태양광 발전소 순으로 이어집니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발전소를 만드는 기초 소재인 셈입니다.
최근 중국 정부가 폴리실리콘 공급망 안전화를 위한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중국 내 각 지방정부와 관련 기업들에 폴리실리콘의 기한 내 생산을 지원하는 여건 조성 등 8개 조항을 이행하라고 했습니다.
광주 광산구 양동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 설비(사진=뉴시스)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등 시장 재편이 가속화되는 만큼 중국의 폴리실리콘 가격 인하는 우리나라 태양광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KOTRA 관계자는 "중국 내 폴리실리콘의 가격 변동과 주요 기업의 동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폴리실리콘 공급 정책에 국내 태양광 기업들의 대응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아울러 한때 폴리실리콘 세계 2위까지 올랐던 국내 태양광 산업은 윤석열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 수정으로 위기에 당면해 있습니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한 태양광 발전 중흥사업에서 2000억원 가량의 비위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들어감에 따라 태양광 산업은 한층 더 위축될 위기에 처한 상황입니다.
중국의 저가 폴리실리콘 공급이 거세지고, 정부의 태양광 정책이 수정되고 있는 상황에서 OCI와 한화솔루션 등 태양광 기업들은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습니다. 고부가가치의 고순도 폴리실리콘에 대한 개발과 증설, 공격적인 투자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OCI는 폴리실리콘 사업에 적극 투자할 계획입니다. 생산 능력을 더 강화해 비중국산 폴리실리콘 수요 증가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생산 능력 3만5000톤 규모의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공장을 풀 가동하고 앞으로 5년간 3만톤 규모로 이 공장의 단계적 증설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OCI관계자는 "중국의 폴리실리콘 공급 증가가 단기적으로 부담으로 다가오기는 한다"며 "다만 미국과 중국간 패권전쟁이 고순도 폴리실리콘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중국 폴리실리콘이 들어가지 않은 모듈의 경우 '클린'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합니다.
한화솔루션은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중장기 성장 동력 강화에 주력한다는 계획입니다. 특히 미국 IRA 시행에 따라 미국 태양광 시장 확대가 기대되는 만큼 이를 적극 이용한다는 방침입니다. 한화솔루션은 내년까지 미국 조지아주에 3조2000억원을 투자해 달튼과 카터스빌을 잇는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 '솔라 허브'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한화큐셀의 퍼크 셀 제조 공정 (사진 = 한화큐셀)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