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맨 앞줄) 민주당 대표가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홍근 원내대표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닷새(22일 기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내에서는 친명(친이재명)계는 물론 비명(비이재명)계까지 나서 당 수장을 엄호하는 분위기입니다. 검찰 수사에 대한 비토가 더 커지고 있고 향후 강성당원의 '반란표 색출 작업'까지 예상되면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될 확률은 사실상 제로에 가까워 보입니다.
민주당은 21일 의원총회를 열고 국회로 넘어온 이 대표 체포동의안 처리 방안을 놓고 머리를 맞댔습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 재가가 이뤄진 체포동의안은 오는 24일 본회의 보고를 거쳐 27일 본회의에서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재명 "없는 죄 만들 줄 몰랐다" 결백 호소
단상에 선 이 대표는 참석한 의원들에게 검찰 수사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자신의 결백을 읍소했습니다. 박성준 대변인은 의총 중간에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검찰의 구속영장 내용 하나하나를 의원들에게 설명했다. 몇 년 동안 검사 70여명이 동원돼 수백 번 압수수색해도 자신이 돈을 받았다는 내용이 영장에 전혀 없다는 점을 말했다"며 "'이번 대선이 끝난 뒤 특수부 수사가 찾아올 거라고 예상했지만, (검찰이) 없는 죄를 만들 줄은 몰랐다. 대선 패배의 업보로 의원들에게 마음의 빚을 가지고 있다'는 소회를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의총에서 "설훈 의원도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자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낙연계인 설 의원은 이 대표 구속 가능성을 주장하며 전당대회 출마를 만류한 인사입니다.
이재명(맨 앞줄) 민주당 대표가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홍근 원내대표의 발언 뒤 여론조사 동향 분석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주말 소속 의원 전원에게 검찰의 구속영장 전문과 그에 대한 18쪽에 달하는 반박문을 동시에 보내 결백을 주장했습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의총에서 "정부는 오로지 정적제거, 야당탄압에만 눈이 멀었다"라며 "영장청구서는 최소한의 요건도 갖추지 못한 '하자영장', 부족한 물증을 억지 주장으로 채운 '정치영장'"이라고 정부와 검찰을 싸잡아 맹비난했습니다.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사진=연합뉴스)
민주당 '결사항전'…비명계도 "내부 이탈 없다"
최근 민주당은 여권의 "방탄에 열중한다"는 프레임 공격에도 검찰 수사의 부당성을 거듭 주장하며 대정부 강경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결사 항전'으로 당내 분위기가 흐르면서 사뭇 비장함까지 엿보입니다.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299명) 과반(150명)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으로 의결됩니다. 재적 의원 전부가 표결에 참여한다고 가정할 때 현재 체포동의안에 찬성하고 있는 국민의힘(115석), 정의당(6석), 시대전환(1석) 의석은 총 122석으로 산술적으로 민주당(169석)에서 28석의 내부 이탈이 발생해야 체포동의안이 가결됩니다.
여권을 중심으로 "가결될 수 있다"는 일부 주장이 제기되나 민주당 분위기는 다릅니다. 친문(친문재인)계 의원은 이날 본지와 한 통화에서 "검찰의 구속영장 전문을 제대로 본 사람이라면 체포동의안에 찬성할 수 없다"고 전망했습니다. 범친명(범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도 "이전 노웅래 의원 건도 그랬고, 의원들 사이에서는 현 검찰 수사가 부당하다는 의견이 상당하다"며 "(찬성표를 던질 사람은) 거의 없다"고 예상했습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