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403회국회(임시회) 제7차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이 추천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이제봉 위원의 선출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부결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해 정회가 선포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3월 임시국회에서도 여야의 강 대 강 충돌이 예상됩니다. 당장 오는 27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신경전이 치열합니다. 여야 견차가 큰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일명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2·3조 개정안)' 처리를 둘러싼 대립도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여야는 3월 임시국회 시작 전부터 개회 일을 두고 줄다리기를 벌였습니다. 갈등의 본질은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입니다. 민주당은 국회법에 따라 다음 달 1일 개회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임시회를 ‘이재명 방탄’에 활용한다며 6일 개회로 맞섰습니다. 민주당 출신 김진표 국회의장이 결국 민주당 손을 들어주면서 3월 임시국회는 1일 바로 개회합니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본회의 표결 이후 여야 충돌은 극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은 이날 “검찰 독재 정권의 야만에 맞서 정치 영장을 압도적 부결시키겠다”(조정식 사무총장)는 결의를 보였습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손으로 민주당을 역사 속에 묻어버리는 엄청난 과오를 범하지는 말라”(장동혁 원내대변인)고 경고했습니다.
민주당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킨 뒤 대정부 공세에 나설 방침입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장모의 비리 의혹, 이른바 ‘김부장’ 비리 의혹과 관련 진상규명에 나서겠다는 것입니다. 특히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 이른바 대장동 ‘50억 클럽’을 대상으로 한 쌍 특검(특별검사) 추진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3회국회(임시회) 제7차 본회의에 참석해 있다. (사진=뉴시스)
민생 법안까지 영향을 받는 모양새입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노란봉투법이 대표적입니다.
민주당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이 예정된 본회의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도 처리하겠다는 의지입니다. 양곡관리법은 쌀 수요 대비 초과 생산량이 3% 이상이거나 수확기 쌀값이 전년 대비 5% 이상 하락하면 정부의 쌀 매입을 의무화한다는 내용입니다.
국민의힘은 매입 의무화 자체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초과 생산량 3~5% 이상’, ‘가격 하락 폭 5~8%’로 수정한 안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민주당은 지난달 28일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곧장 넘겼습니다.
노란봉투법 역시 지난 22일 야당 단독으로 환경노동위 전체회의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노란봉투법은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무분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한다는 내용입니다.
국민의힘은 불법 파업을 조장해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반발했습니다. 이에 야당은 법사위 논의가 지연될 경우 본회의에 바로 넘길 예정입니다. 법사위가 특정 법안 심사를 60일 안에 끝내지 않으면 소관 상임위 표결로 본회의에 직회부할 수 있습니다.
간호법 제정안 등 7개 법안도 지난 9일 보건복지부에서 야당 주도로 본회의에 직회부됐습니다.
윤 대통령은 야당 주도로 본회의에 직회부된 법안들에 대해 모두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예고했습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