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안 공동정부 파기 결정적 장면 '셋'

안철수, 축근 인사 패싱·친윤계 집중 견제로 윤 대통령과 신뢰 상실

입력 : 2023-03-03 오후 6:00:00
지난해 3월8일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부산 연제구 온천천에서 열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국민이 승리합니다' 부산 거점유세에 참석해 윤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윤혜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의 공동정부 구성 약속이 사실상 파기된 데에는 양측의 신뢰가 무너진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잇단 내각 인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의 안철수계 패싱,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안 의원에 대한 친윤(친윤석열)계의 집중 견제가 윤·안(윤석열·안철수) 공동정부 파기의 결정적 장면으로 꼽힙니다.
 
①조각·개각·대통령실 인사마다 안철수 패싱
 
윤석열정부의 내각 인선 과정에서 계속된 '안철수계' 배제로 공동정부 약속이 무색해졌습니다. 1차 내각에 이어 2차 내각, 대통령실 인선까지 안 의원 측 인사가 포함되지 않으면서 '안철수 패싱' 논란이 일었습니다. 안 의원은 인수위원장 시절 2차 내각 발표 이후 '1일 인수위 업무 보이콧'에 나서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윤 대통령과의 만찬 회동을 계기로 하루 만에 업무에 복귀했습니다.
 
이후 지난해 5월1일 안 의원의 공개 추천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실 과학교육수석 자리가 최종 배제되면서 '안철수 패싱' 논란이 재차 불거졌습니다. 또 윤 대통령이 지난해 5월26일 당시 공석이었던 교육부 장관과 보건복지부 장관 명단을 발표했지만, 여기에서도 '안철수계'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결과적으로 18개 부처 어느 한 곳에도 '안철수계' 인사들이 중용되지 못한 겁니다. 이때부터 윤·안 공동정부 약속 파기 조짐이 본격적으로 일기 시작했습니다.
 
②안철수가 얻은 것은 분당 공천 하나
 
안 의원이 윤 대통령과의 단일화로 챙긴 것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갑 공천 하나였습니다. 당시 분당갑 의원이었던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경기지사 출마를 위해 자리를 비우며 이를 누가 메울지도 관심이었습니다. 김 수석의 경기지사 당선과 분당갑 보궐선거 승리를 함께 이끌 만큼 '덩치 큰 후보'가 필요했습니다. 여당으로서는 이에 적합한 인물이 안 의원이었습니다.
 
결국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안 의원을 분당갑에 단수 공천합니다. 안 의원은 지난해 6·1 보궐선거 분당갑에서 득표율 62.50%를 기록하며 37.49%를 얻은 김병관 민주당 후보에 압승했습니다. 대선 출마로 의원직을 내려놓은 지 5년여 만의 국회 입성이었습니다.
 
지난해 5월6일 당시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 잔디광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③전당대회에서도 안철수는 반윤
 
안 의원은 원내에 진입한 이후 당권 도전에 나섰습니다. 경쟁자인 김기현 의원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당대표직 도전을 알린 지 얼마 되지 않아 여론조사에서 1위를 거머쥔 안 의원의 출발은 비교적 순조로웠습니다. 하지만 안 의원은 곧 풍파를 맞게 됩니다. 대선에서도, 인수위 시절에도 '불편한 동거'가 끊이지 않았던 윤 대통령과 사실상 직간접적인 마찰을 빚게 됐기 때문입니다.
 
안 의원이 '윤·안(윤석열·안철수) 연대'를 언급한 데 대해 지난달 5일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정말 잘못된 표현"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후 안 의원은 "나쁜 표현이라고 생각하신다면 쓰지 않을 생각"이라며 오후 일정을 잠정 중단했습니다. 대통령실의 항의에 몸을 낮춘 겁니다. 이후 김 의원과 안 의원의 적합도 격차는 벌어져 안 의원은 2위로 밀려났습니다. 대통령실의 공개 경고를 계기로 김 의원과 안 의원이 각각 '친윤'(친윤석열)과 '반윤'(반윤석열)이라는 이미지가 더 굳어진 탓입니다.
 
이후 안 의원은 친윤에 대한 비판에 나섰습니다. 안 의원은 3일 대선 후보 단일화 1주년 성명을 내고 "단일화를 희망했던 분들이 1년도 안 돼 언제 봤느냐며 저의 과거 발언을 트집 잡고 정체성이 어떻네, 하면서 흑색선전을 벌일 때는 참담한 심정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대통령실·비대위·선관위 모두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은 저만의 피해의식인가"라고 반문하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박주용·윤혜원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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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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