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법원이 카카오 상대 유상증자·전환사채 발행을 막아달라며 제기한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카카오의 SM 신주 취득이 무산되면서 SM 최대 주주 자리를 놓고 경쟁하던 하이브가 이번 인수전에서 유리한 입장이 됐습니다.
서울동부지방법원 제21민사부(김유성 수석부장판사)는 3일 이 전 총괄 프로듀서가 SM을 상대로 낸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습니다. 따라서 카카오는 SM의 지분 9.05%를 취득이 어려워졌습니다.
앞서 SM 경영진은 카카오에 제3자 방식으로 약 1119억원 상당의 신주와 1052억원 상당의 전환사채를 발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카카오는 SM의 지분 약 9.05%를 확보해 2대 주주에 올라설 목표였습니다. 이로 인해 18.46%를 보유해 1대 주주였던 이 전 총괄은 지분율 하락을 피할 수 없던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반발한 이 전 총괄은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습니다. 경영권 분쟁이 임박한 상태에서 SM의 신주 발행 결정은 SM의 긴급한 자금 조달이 아닌, 카카오의 지분을 늘리고 최대주주의 지배력을 약화시키려는 위법한 시도라는 겁니다.
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하이브는 카카오를 누르고 경영권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습니다. 하이브는 지난달 22일 이 전 총괄의 지분 14.8%를 사들이며 최대 주주에 올랐습니다.
이수만 전 총괄을 대리한 법무법인 화우는 "법원은 카카오와의 전략적 제휴에 대해서도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배제하고 카카오에게 신주 및 전환사채를 발행해 약 2172억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이번 결정으로 회사의 경영진이 임의로 회사의 지배력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사결정이 상법에 반하는 위법한 결정이라는 점이 명확히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가 지난달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한-몽골 경제인 만찬에서 기조연설을 마친 뒤 무대에서 내려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