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알파9 프로세서 6세대에는 LG전자의 혁신기술 노하우가 집적됐다. 향후 10년도 LG 올레드TV가 시장을 주도하면서 동시에 고객 경험을 녹여낸 TV로 진화할 것이다.”
정재철 LG전자 HE연구소장 전무는 8일 LG전자 서초R&D캠퍼스에서 열린 ‘LG 올레드TV 2023년형 신제품 소개’ 행사에서 10주년을 맞은 LG 올레드TV에 대한 소회와 앞으로 비전에 대해 이같이 말했습니다.
글로벌 올레드TV 시장에서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는
LG전자(066570)가 그간 축적한 올레드 기술로 앞으로도 올레드TV 시장에서 1위를 놓치지 않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친 것입니다.
왼쪽이 LG 올레드 에보 77형 신제품. 올레드 에보는 일반 올레드TV 대비 최대 70% 가량 밝고, 기존 동급 제품 대비 빛 반사와 화면 비침 현상을 줄인 게 특징이다. (사진=오세은 기자)
LG전자가 올해 출시할 올레드TV는 △더 밝고 선명해진 올레드 에보(G/C시리즈) △합리적인 사양으로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힌 B/A시리즈 △연결선을 없앤 M시리즈 △롤러블, 8K 등 총 7개 시리즈 29개 모델입니다.
회사에 따르면 올레드 에보는 일반 올레드TV 대비 최대 70% 가량 밝고, 기존 동급 제품 대비 빛 반사와 화면 비침 현상을 줄인 게 특징입니다. 특히 TV의 화질·음질을 조절하는 인공지능(AI) 칩인 ‘알파9 프로세서 6세대’를 탑재해 업스케일링(고화질화)을 더욱 진화시켰습니다.
여기에 각 장면을 구역별로 세분화해 HDR(High Dynamic Range) 효과와 밝기를 세밀하게 조절하는 ‘다이내믹 톤 맵핑 프로’도 적용했습니다. HDR은, 명암비를 올려 색 표현력을 높이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명암을 세밀하게 분석해 사람의 눈으로 보이는 것과 유사하게 영상으로 표현하기 위해 개발된 기술입니다.
LG전자에 따르면 2014년 출시한 올레드TV와 올해 올레드TV의 밝기와 잔상수명은 각각 3배씩 성장했고, 소비전력은 40% 줄었습니다.
올레드 고질 ‘번인’도 10년 기술로 최소화
LG전자는 이날 올레드TV 최대 난제인 번인(잔상) 현상도 그동안의 축적된 기술로 해결해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번인은 고정된 화면을 계속 켜 놓거나 같은 이미지가 반복될 경우 디스플레이를 끄거나 전환해도 화면에 잔상이 남아 얼룩처럼 보이는 현상을 말합니다.
정 전무는 “뉴스, 영화, 드라마 등 어떤 콘텐츠를 보느냐에 따라서 잔상은 다른 양상으로 일어난다”며 “10년 동안 LG 올레드 패널이 진화를 거듭해왔는데 이 과정에서 저소비·저전력으로 개구율(실제 TV에 빛이 나올 수 있는 면적 비율)을 올렸고 이런 것들이 잔상을 처음부터 방지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LG전자의 올레드TV는 백색(화이트·W)에 기반한 WOLED TV입니다. WOLED는 적색(R) 녹색(G) 청색(B) 소자를 수직으로 쌓아 흰색이 나오도록 만들고, 그 위에 컬러필터를 덧대 색을 구현합니다. LG전자가 WOLED에 사용하는 소재는 유기물 소자로 수명 시간이 있습니다. 회사는 소재 등을 교체해서 소자 수명을 늘려 번인 현상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삼성 웰컴…유럽 소비전력 규제 대응 완료”
이날 LG전자는 경쟁사인
삼성전자(005930)의 국내 올레드TV 시장 재진입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8일 LG전자 서초 R&D캠퍼스에서 열린 2023년 TV 신제품 발표회에서 LG전자 담당자들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백선필 HE상품기획담당(상무), 정재철 HE연구소장(전무), 조병하 HE플랫폼사업담당(전무), 김선형 한국HE마케팅담당(상무). (사진=오세은 기자)
백선필 LG전자 HE상품기획담당 상무는 “우리는 올레드 시장에 경쟁사가 들어오는 것에 대해 ‘웰컴(환영)’한다”며 “‘프리미엄 시장에선 결국 올레드구나’라는 확신을 주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이어 “올해 4K·8K TV는 물론, 작년 4K TV도 올해 유럽에 대응하는데 문제가 없다”며 “유럽 규격 채득이 끝났다”고 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의 영향으로 에너지와 싸우고 있는 유럽연합(EU)은 이달부터 TV에 적용하는 에너지효율(EEI) 기준을 대폭 강화합니다. 기존 4K TV에만 해당됐던 전력소비 규제 범위가 올해부터는 8K TV, 마이크로LED TV로까지 확대됩니다.
LG전자의 라이프스타일 TV 이젤(왼쪽), 포제, 스탠바이미(맨 오른쪽) 제품이 나열되어 있는 모습. (사진=오세은 기자)
2023년형 LG 올레드 TV의 국내 출하가는 모델별로 77형 기준 570만~900만원, 65형 기준 319만~539만원입니다.
한편, LG전자의 이날 행사는 공교롭게도 삼성전자가 10년 만에 올레드TV 출시 하루 전에 열리면서 양사의 올레드TV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격돌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삼성전자도 9일 언론 대상으로 올레드TV 출시 행사를 엽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