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신학기를 앞두고 경량급 프리미엄 노트북 시장에서 한판승부가 벌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LG전자(066570),
삼성전자(005930), 애플 등 글로벌 노트북 제조사들이 초경량 프리미엄 노트북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게 고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 노트북 시장은 초경량 슬림형 제품 위주로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는데요. 실제로 국내 노트북 시장에서 두께 18mm 이하 초경량 노트북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21년 38%가량에서 지난해 상반기에는 42%까지 늘어났습니다.
초경량 노트북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 현상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Z세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단순한 성능이나 기능뿐만 아니라 자신을 뽐내고 드러내는 플렉스(flex)의 수단이자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액세서리처럼 노트북을 활용하는 트렌드가 생겨날 정도입니다.
LG전자의 'LG 그램 스타일'. (사진=LG전자)
10일 업계에 따르면 먼저 포문을 연 것은 LG전자입니다. LG전자는 올해 LG 그램(gram) 노트북 출시 10년차를 맞아 완전히 새로워진 디자인의 LG 그램 스타일(gram style)을 선보였습니다. LG 그램 스타일은 초경량 프리미엄이라는 기존 그램의 정체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세련된 디자인과 트렌드라는 요소를 한층 극대화한 제품입니다.
이 제품은 그램 시리즈 중 처음으로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외관에는 빛의 각도나 보는 방향에 따라 색이 변화하는 오로라 화이트 색상과 코닝사의 고릴라 글라스 소재를 적용해 차별화를 꾀했습니다. 초경량 노트북다운 1kg 미만의 가벼운 무게(14인치 기준)도 장점입니다. 여기에 걸그룹 뉴진스와 협업해 선보인 한정판은 공개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판매를 시작한 지 6분 만에 준비된 수량이
모두 완판되는 등 Z세대의 취향을 저격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10년 넘게 이어 온 '그램'이라는 브랜드 파워 자체도 LG전자의 강점입니다. LG 그램은 최근 미국 소비자전문지 컨슈머리포트(Consumer Reports)가 화면 크기별로 선정한 '올해 최고의 노트북(Best Laptops of 2023)'에서 17~18형 부문 최고 노트북에 선정됐습니다. 17형은 최근 초경량 노트북 소비자들이 중시하는 대화면 트렌드와 함께 주목받는 인기 제품입니다.
삼성전자도 즉각 반격에 나섰습니다. 지난 1일 '삼성 갤럭시 언팩 2023'행사에서 프리미엄 노트북 라인업인 갤럭시 북3 시리즈를 발표하며 전례 없는 수준의 가격 승부수로 시장에 충격파를 던졌습니다. 사양과 판매처 별로 상이하지만 당초 예상을 훨씬 웃도는 할인공세로 사전판매 및 라이브 방송에서 준비했던 물량을 완판시키며 "삼성이 작정했다"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그간 구글의 안드로이드 OS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우 OS로 각각 분리된 운영체계를 유지해 개별 기기 간 연결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갤럭시 북3는 크로스 OS가 실현되었고 PC용 삼성패스 기능도 추가해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던 웹사이트의 아이디 및 비밀번호를 PC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 신규 고객 유입과 함께 이른바 '집토끼'들의 마음을 붙잡는데도 성공했다는 후문입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초경량 프리미엄 노트북 시장 선점에 공을 들이는 가운데 또 다른 강자 애플은 2021년 10월 이후 1년 3개월 만에 신제품 판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미국에서 출시된 '맥북 프로'는 자체 개발한 노트북용 칩 M2프로와 M2맥스를 장착했는데요. 더 길어진 배터리 수명과 6GHz 기반의 와이파이 탑재로 더 빠른 무선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국내 출시일은 미정이지만 워낙 충성 고객층이 두터운 만큼 출시가 결정되면 기존 업체들의 판매 및 마케팅 방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업계 안팎에서는 초경량 노트북을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성능, 디자인, 휴대성, 가성비 등 다양한 노트북의 특장점 중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구매가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노트북 시장이 경기침체와 수요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제조업체 간 경쟁 구도는 당분간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