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얻을 건 없고 부채만 있는 미국 국빈 방문…' 내달 26일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은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12년 만입니다. 

 

하지만 천문학적인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비용부터 미국 주도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이른바 '칩4'와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 동참 압박 등으로 반중 전선 딜레마에 봉착할 것이란 우려도 팽배합니다. 미국 국빈방문에 앞서 윤 대통령은 오는 16∼17일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다고 대통령실이 9일 공식 발표했습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 미국 국빈 방문의 핵심 계기는 ‘한미동맹 70주년’입니다. 주목할 대목은 경제입니다. 한국의 주요 기업들이 미국에 ‘통 큰 투자’를 한 점이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7일(현지시간) 복수의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삼성, SK그룹, 현대와 같은 주요 기업들을 포함해 한국의 수십억달러 규모의 경제적 투자가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초청을 결정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은 윤 대통령의 방미를 계기로 칩4와 쿼드에 대한 한국의 가입 논의에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양국 정상이 만나는 자리에서 미국의 ‘대중 견제 전선’ 형성에 한국의 참여를 직접적으로 설득하는 겁니다.

 

문제는 우리 정부가 얻어낼 선물보따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 한국 기업의 불이익 우려가 나왔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 지원법을 놓고 한·미가 수차례 협의를 거쳤음에도 미국의 실질적인 조치보다 ‘립서비스’만을 거듭 확인했던 만큼, 이번에도 큰 진전을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