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탄소중립에 대응하기 위해 제철소 내 전기로 비중을 늘리는 가운데, 2년 간 지속 인상되는 산업용 전기요금에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005490)는 최근 정기 이사회에서 6000억원 규모를 투자해 광양제철소에 연간 250만톤(t) 생산 규모의 전기로 신설 안건을 의결했습니다. 해당 전기로 투자는 내년 1월 착공을 시작으로 오는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할 목표입니다.
동국제강의 인천공장 내 전기로 ‘에코아크’. (사진=뉴시스)
기존 고로 방식으로만 쇳물을 생산해온 포스코의 이번 투자는 탄소중립을 향한 실질적인 결정으로 평가됩니다. 현재 포스코는 '하이렉스(HyREX)' 기반 수소환원제철 상용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하이렉스는 포스코 고유의 파이넥스(FINEX) 유동환원로 기술을 기반으로 한 포스코형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뜻합니다.
현대제철(004020) 역시 오는 2030년까지 ‘하이큐브’ 전기로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하이큐브는 수소 기반 공정 융합형 철강 생산체제로 철스크랩(고철)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기존 전기로에서 한발 더 나아가 철 원료를 녹이거나 불순물을 제거하고 성분을 추가하는 기능도 가능합니다.
동국제강(001230)도 정부의 ‘4대 업종 탄소 중립 개발 사업’ 중 철강 분야 전기로 효율 향상을 위한 에너지 순환 하이퍼 공정 기술 개발 과제에 참여해 오는 2028년까지 하이퍼 전기로 공정 연구를 완료할 방침입니다.
업계는 이같은 탄소 배출이 없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상용화하기 전까지 전기로를 탄소 감축 대안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전기로는 배출 탄소량이 고로에 비해 30% 미만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고로 공정보다 전기로에 투입되는 전기가 7배 가량 많아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인상된 전기료로 인해 원가부담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은 지난해 4월(6.9원), 7월(5원), 10월(16.6원) 세차례 인상돼 킬로와트시(㎾h) 당 최대 28.5원 올랐습니다. 이어 지난 1월에도 13.1원 인상되면서 1년간 최대 41.6원이 비싸졌습니다.
전기로 비중이 높은 현대제철은 지난해 4분기에 약 600억원의 추가 전기료를 부담한 바 있습니다. 현대제철은 지난 1월 컨퍼런스콜에서 "전기요금이 ㎾h 당 1원 오르면, 연간 원가 부담이 100억원 오른다"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올해 2분기에도 전기료 인상이 예상돼 원가지출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의견입니다. 정부는 오는 2026년까지 한국전력의 누적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올해 연간 전기요금을 ㎾h 당 51.6원 올려야 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에너지 요금은 시장원리에 기반해 단계적으로 정상화하고 에너지 저소비·고효율 구조로의 전환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원가의 전기료 비중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며 "철강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대안 마련이 필요한 시기"라고 토로했습니다.
서울 시내 한 건물에 설치돼 있는 전력량계 모습. (사진=뉴시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