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가 민주당 최고위 회의를 위해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를 찾았습니다.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의 죽음과 관련해 "검찰의 과도한 압박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지 이재명 때문이냐"며 전씨의 죽음은 검찰의 과도한 수사 때문이라 일축했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10일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 모두발언에서 "믿을 수 없는 부고를 접했다"며 이같이 발언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국민 속으로 경청투어'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비공개 회의실로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재명 "검찰의 미친 칼날 용서 못 해"
이 대표는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중단했던 민생행보를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에서 재개했습니다.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관련한 사망자가 5명으로 늘어난 만큼 이 대표의 입에 세간의 관심이 모였습니다.
이 대표는 "어제 믿을 수 없는 부고를 접했다. 제가 만난 공직자 중 가장 청렴하고 가장 성실하고 가장 헌신적이고 가장 유능했던 공직자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며 "평생을 공직에 헌신했고, 이제 퇴직해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고 하는 참으로 모범적인 공무원이었다"고 사망한 전씨를 회상했습니다.
이어 "자랑스러운 공직 생활 성과가 검찰에 조장당하고 지속적인 압박 수사로 얼마나 힘들었겠나"라며 "저를 둘러싼 모든 사람들이, 저와 인연을 맺은 모든 사람이 수사 대상이 됐고,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까지 먼지 털듯 탈탈 털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분(전씨)은 반복적으로 검찰에 수사를 받았고, 검찰의 압박수사에 매우 힘들어 했다"며 "알다시피 김만배씨가 허위 사실이라도 불어야 하냐며 자해했듯 검찰 특수부의 수사 대상이 되면, 사장의 대상이 되면 죽거나 조작에 의해 감옥을 간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표는 "아무리 비정한 정치라고 하지만 억울한 죽음을 두고 정치적으로 활용하지 말라"며 "이게 검찰의 과도한 압박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지 이재명 때문인가. 수사당하는 게 제 잘못인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이와 함께 "주변을 먼지 털 듯 다 터니 어떻게 견디나"라며 "그야말로 광기다. 검찰의 이 미친 칼질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국민 속으로 경청투어'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재명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 숨진 채 발견
앞서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인 전씨가 9일 오후 6시 45분쯤 성남시 수정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전씨는 이헌욱 전 GH 사장의 퇴사로 사장 직무대행을 하다 지난 12월 말 퇴직했습니다.
퇴직 전후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씨가 몇 차례의 검찰 조사를 받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전씨의 유족에 따르면 퇴직 전 한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고, 앞두고 있던 조사는 없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씨는 지난 1월 31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이화영 전 경기도부지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공판에서 이름이 거론된 바 있습니다. 당시 증인으로 출석했던 쌍방울 전 비서실장은 "2019년 5월 경기도지사 비서실장이 김성태 회장 모친상에 조문을 왔다"고 증언했습니다.
전씨의 사망 현장에서는 전씨가 쓴 노트 6쪽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습니다. 유서에는 '일만 열심히 했을 뿐인데 검찰수사 대상이 돼 억울하다'는 심경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유서에는 이 대표의 이름이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으나 어떤 내용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유족들은 유서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며 경찰은 전씨의 타살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정확한 사망 경위를 밝히기 위해 시신 부검을 검토 중입니다.
이 대표는 당초 예정됐던 시흥 수도권 폐자원 거점 수거센터 방문과 국민보고회 일정 등을 소화하려 했지만, 모두 취소하고 전씨의 빈소를 방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수원지검, '강압수사' 지적한 이재명에 반박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이날 이 대표가 "전씨의 죽음은 검찰의 과도한 압박수사 때문"이라는 주장과 관련해 "지난해 한 차례 조사가 있었고 그 외 출석요구는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수원FC 후원금 의혹을 수사한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문자 공문을 통해 "고인에 대해서는 2022년 12월26일 성남FC 사건과 관련해 한 차례 영상녹화 조사를 진행했다"며 "그 외 검찰청에서도 조사나 출석요구는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국민 속으로 경청투어'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수원=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