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용 "김용 다녀가니 유동규에 건넨 1억 사라져"

김용 '정치자금법 위반' 공판서 법정 증언

입력 : 2023-03-21 오후 2:18:33
 
 
[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아갔다는 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의 법정 증언이 나왔습니다.
 
구체적으로 정 변호사는 2021년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유 전 본부장에게 건넨 1억원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사무실을 다녀간 뒤 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21일 오전 김 전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공판에서 정 변호사의 증인신문을 진행했습니다.
 
정 변호사는 과거 성남도개공에서 근무하며 대장동 사업의 공모지침서를 작성했던 인물입니다. 그는 유 전 본부장의 요구를 받고 남욱 변호사 측으로부터 돈을 전달받아 건넨 혐의로 함께 기소됐는데, 이날은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정민용 "김용 떠나자 돈이 든 쇼핑백 없었다"
 
정 변호사는 2021년 4월 말쯤 남 변호사의 측근 이모 씨에게서 1억원을 받은 뒤 그해 4월 말 또는 5월 초순쯤 유 전 본부장의 유원홀딩스 사무실로 가져가 유 전 본부에게 건넸다며 상황을 자세히 묘사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건네받을 때 종이상자에 담긴 현금 1억원이 영양제 쇼핑백에 담겨 있었고, 이씨는 "약입니다"라며 농담했다고 말했습니다.
 
정 변호사는 "돈을 주면서 '약 가져왔다'고 했더니 유 전 본부장이 '이따 용이 형이 올 거야'라고 이야기했다"며 "얼마 후 김용 의원이 오자 유 전 본부장이 직접 문을 열어주고 함께 사무실로 이동해 5∼10분가량 있다가 김 의원이 나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저는 문이 통유리로 된 흡연실에 들어가 김 의원(김 전 부원장)이 사무실에 들어가는 것을 봤다"며 "김 의원이 떠나고 나서 유 전 본부장 사무실에 갔는데 (돈이 든) 쇼핑백이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정 변호사는 "김용이 20억원의 선거자금을 요구한 것을 안다고 검찰 조사 때 진술했었는데, 유동규가 2020년 이를 증인과 남욱에게 알려줬나"라는 검찰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남욱이 2020년 2∼3월 유원홀딩스 사무실에 3차례가량 왔고, 다양한 얘기를 나눴는데 그 중 자금에 관한 것도 있었다"며 "남씨가 이후 골프를 치거나 할 때 부동산 신탁회사나 박달동 사업(스마트밸리 조성 사업) 얘기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정민용 변호사가 21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뇌물 수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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