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운 공수처장 임명 임박…앞길은 ‘첩첩산중'

이달 내 임명 가능성…'수사력 입증'이 최우선

입력 : 2024-05-20 오후 4:24:25
[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끝내고 임명을 위한 문턱에 한발 더 다가섰습니다. 남아 있는 21대 국회 임기는 열흘. 공수처장 임명도 임박했다는 평가입니다. 하지만 오 후보자가 공수처장이 되더라도 앞길은 첩첩산중입니다. 해병대 채 상병 사건 수사와 수사력 입장 등 2기 공수처가 해결할 과제가 산적해서입니다. 말 많고 탈 많은 공수처 존재 이유를 입증해야 하는 겁니다. 
 
지난 17일 인사청문회를 마친 오 후보자는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이달 내 임명될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오 후보자에게 남은 절차는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과 대통령 임명입니다. 오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가족 채용 특혜, 편법증여 등 논란을 겪었으나 임명엔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입니다. 무엇보다 전임인 김진욱 처장이 1월20일 퇴임한 이후 줄곧 공수처장 자리가 공백입니다. 채 상병 사건 등 시급한 현안을 처리하기 위해서라도 여야가 오 후보 임명을 반대하기 어려울 거라는 관측입니다. 
  
채 상병 수사 주목…수사력 논란 잠재울까 
 
오 후보자의 공수처장 임명은 일사천리가 될지라도, 그 앞에 놓은 과제는 '첩첩산중'입니다. 최우선 과제는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 외압 의혹' 수사를 통한 공수처의 수사력 입증입니다. 공수처는 출범 이후 줄곧 수사력 부족 논란을 겪었습니다. 김 전 처장에겐 '판사 출신은 수사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습니다. 공수처가 직접 기소한 사건 중 유죄 판결을 받은 건 '고발사주 의혹'을 받는 손준성 검사장뿐입니다. 다섯 차례 청구한 구속영장은 모두 기각돼 '5전 5패'라는 오명을 얻을 정도입니다. 
 
처·차장이 없는 직무대행 체제에선 구속영장 청구,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와 기소 여부에 대한 결정을 기관장 없이 내리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오 후보자가 공수처 지휘봉을 잡고, 지휘부 공백 일부가 해결된 상태에선 공수처가 어떻게 수사해 어떤 결론을 어디까지 이끌어내느냐에 따라 그간의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마침 공수처는 21일 채 상병 외압 의혹에 연루된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을 재차 소환합니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도 오후 출석할 예정인데, 두 사람 간 대질 신문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차장도 선임해야…진용 갖출 '충원' 시급 
 
공수처의 수사력은 결국 기획력을 갖추고 수사에 능통한 인력을 얼마만큼 확보하냐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공수처는 인력 충원도 시급합니다.실제로 현재 공수처 검사는 총 19명입니다. 공수처법상 검사는 처·차장을 포함해 총 25명을 임명할 수 있는데, 이에 현저히 못 미치는 상태입니다.
 
오 후보자로선 먼저 자신과 손발을 맞출 차장부터 선임해야 합니다. 오 후보자가 판사 출신임을 고려했을 때 차장은 수사 경험을 가진 검사 출신으로 고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오 후보자가 지난달 28일 경기도 과천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차장은 수사 능력이 탁월한 분을 지명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고민을 염두에 둔 겁니다. 
 
그동안 속도를 내지 못했던 주요 현안 사건을 중립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도 주목됩니다. 공수처에는 현재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사건을 비롯해 정부 관련 고발 건 등이 수두룩 쌓여있습니다.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 출국 관련 고발 사건과 의료계와 정부의 대립 국면에서 비롯된 보건복지부 장·차관 고발 사건 등입니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자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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