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아시아나항공(020560)이
대한항공(003490)과의 기업결합에 속도를 내기 위해 원유석 부사장이 진두지휘하는 태스크포스(TF)를 가동시켰습니다. 원 부사장을 주축으로 한 TF 발족은, 녹록치 않은 미국·유럽연합(EU) 경쟁당국으로부터 조속한 승인을 받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됩니다. 원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직무대행으로 선임됐다가 최근 부사장으로 승진했습니다.
27일 아시아나항공 등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해외 기업결합심사 승인을 위해 ‘전사 기업결합 TF’를 꾸렸습니다.
원 부사장을 팀장으로 한 TF는 임원 7명을 포함해 총 42명의 임직원으로 구성됐습니다. 기존 TF는 전략기획본부장이 팀장으로 TF를 진두지휘했다면 이번에는 원 부사장이 팀장 역할을 맡아 현안을 직접 챙긴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특히 이번 TF는 법무, 전략기획부분을 주축으로 한 ‘총괄그룹’과 여객, 화물, 재무, 대외협력 부분으로 나뉘는데요. 총괄그룹은 해외 경쟁당국이 아시아나항공에 요구하는 여러 서류를 대응하게 됩니다.
원유석 아시아나항공 부사장. (사진=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이 기업결합 관련 TF를 처음 꾸린 건 지난 2020년입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품에 안겠다고 발표하자 아시아나항공도 그 시기 TF를 꾸렸습니다. 그러나 대표가 TF에 직접 참여해 대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기업결합 관련 TF는 기존에 있었다”며 “이번 ‘전사 기업결합 TF’는 기존 TF를 더 강화한 차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이 이례적으로 TF를 강화한 것은 넘어야 할 큰 산이 미국과 EU 경쟁당국이 남아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내는 것은 인수기업인 대한항공의 몫이지만, 해외 경쟁당국은 아시아나항공에도 기업결합 관련 회사 관련 서류를 요청하고 있어 아시아나항공에서 이를 대응해야 합니다. 경쟁당국에서 양사 기업결합 시 가장 크게 우려하는 부분은 노선 독점, 이를 해소하기 위해 현재 노선·슬롯(항공기 이·착륙 횟수) 양도 이전 관할은 대한항공에서 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EU 경쟁당국은 양사 기업결합을 더 면밀히 지켜보겠다며 승인 여부를 한 차례씩 연장했습니다. EU 경쟁당국은 지난 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승인 여부를 위한 2단계(심층조사)에 착수했고, 미 법무부 역시 지난해 11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결합에 대한 결과를 ‘승인 유예’로 발표했습니다. 미국 EU 모두 양사 기업 결합 시 노선 독과점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EU 집행위원회는 평일 기준 90일간의 조사를 한 뒤 오는 7월 5일께 합병 승인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립니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시정방안 제출 등에 따라 최대 130일까지 조사 기간이 연장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유럽의 승인이 상반기를 넘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인천국제공항 아시아나항공 화물기가 이륙 준비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