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세액공제 가이던스 발표…소재주 수혜 '부각'

"양·음극재, 동박, 분리막, 전해액 등 소재 업체 주목"
배터리셀 제조사에도 긍정적 결과

입력 : 2023-04-0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 세액공제 등 세부 지침이 국내 배터리 회사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해당 종목에 대한 주가 상승 기대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증시 전문가들도 2차전지 소재주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엘앤에프(066970)는 전날 대비 1만4500원(4.63%) 오른 32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올해 들어 90%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시장의 화두로 떠오른 에코프로비엠(247540)은 7500원(3.34%) 오른 23만2000원, 동화기업(025900)은 3300원(5.8%) 오른 6만200원에 마감했습니다. SK이노베이션(096770), 포스코퓨처엠(003670), 천보(278280)LG에너지솔루션(373220), 삼성SDI(006400) 등도 강세를 보였습니다. 모두 2차전지 소재·부품 종목입니다. 
 
 
왼쪽부터 엘앤에프, 포스코퓨처엠 주가추이 (사진=한국투자증권)
 
2차전지 업종이 단기간 급등한 이유로 조정 받을 우려도 있지만 이번 시행령으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긍정적 모멘텀은 이어질 전망입니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IRA 시행령을 통해 국내 업체들에 대한 수혜가 확인된 만큼 긍정적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특히 양·음극재, 동박, 분리막, 전해액 등 소재 업체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최근 미국 재무부는 IRA 전기차 세액공제 세부 지침 규정을 오는 18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서 규정된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과 관련해 양극판·음극판이 배터리 부품으로 포함되고, 양극 활물질은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또 핵심 광물의 경우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서 수입한 재료를 미국과 FTA를 맺은 한국에서 가공해도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한국 업체의 경우 구성 재료인 양극 활물질 등은 국내서, 이후 양극판·음극판을 만드는 단계는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한국 업체들은 현재 공정을 바꾸지 않아도 IRA 상 보조금 지급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핵심 광물과 관련해서도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서 추출한 경우에도 FTA 체결국에서 가공해 세부 규정에서 요구하는 일정 비율 기준을 충족하면 보조금 대상으로 인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 등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는 나라에서 수입한 광물을 한국이 가공해서 부가가치 기준(50%)을 충족하면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중국에서 흑연 등 소재를 수입해 한국에서 가공해 음극재를 만들어 수출할 경우에도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권 연구원은 "세부 지침으로 인해 중국 업스트림(후방산업) 업체들은 국내 생산시설을 확대할 것으로 보이며, 이를 위해 국내 2차전지 업체들과의 합작법인(JV)도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이라면서 "대표적으로 엘앤에프와 중국의 시노리튬머티리얼즈, SK온·에코프로머티리얼즈·GEM(거린메이)의 합작법인이 있으며, 향후 이러한 움직임은 더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특히 중국에서 광물의 1차 가공 후 국내에서 부가가치 50% 이상을 창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2차전지 '소재'가 최대 수혜…전해액·분리막·양극재 관련주 '주목'
 
앞서 언급한 내용은 그동안 한국 업체들이 요구해온 것들로 미국 정부가 한국 업체들의 입장을 대체로 반영해 세부규정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증권가에선 2차전지 소재 업체들의 수혜가 부각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양극재, 음극재 기업들은 국내에 투자해도 IRA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며 "해외 투자와 재무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던 엘앤에프(066970)에게 리스크 해소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포스코퓨처엠(003670), 에코프로비엠(247540) 등 양극재 업체들도 국내 투자 비중을 늘릴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나아가 부품으로 인식되는 전해액, 분리막은 오는 24년부터 중국산을 사용하면 세액 공제에서 배제됩니다. 또한 중국에 생산능력이 밀집돼 있는 음극활물질과 전해질염·첨가제, 동박(이상 핵심 광물)은 오는 2025년부터 배제됩니다. 이에 대해 조 연구원은 "부품에 이어 광물까지 중국 업체는 점유율이 하락하고, 한국과 일본 업체들은 점유율 상승이 예상된다"며 관련 기업으로 동화기업(025900)(전해액),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분리막), 포스코퓨처엠(003670)(양·음극재), 천보(278280)(전해질 염·첨가제), SKC(011790)(동박)를 꼽았습니다. 
 
셀 회사들, 공급사슬 구축에 경쟁력 증가
 
이번 세부내역 발표는 국내 배터리셀 제조 회사에도 긍정적이란 분석입니다. 김정환 연구원은 " IRA용 배터리(IRA에서 지칭하는 배터리 세트 모듈)를 생산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인 양극재를 한국에서 조달할 수 있게 됐다"면서 "광물 요건 충족에 대한 단기 우려로 추후 중국산 배제 불확실성이 사라졌다"고 했습니다. 중국 회사들의 북미 현지 공장 진출 제한은 이어질 것이고, LG에너지솔루션(373220), 삼성SDI(006400) 등 국내 2차전지 회사들의 공격적인 미국 현지 공장 투자는 유지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는 "특히 금번 가이드라인 공개는 되지 않았지만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AMPC)를 통해 막대한 보조금 수취가 가능해 주요 회사들 이익의 가파른 증가가 예상된다"며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에 대한 지속적인 매수 의견을 유지한다고 전했습니다.
2차전지 소재부품 관련주 주가추이. 에코프로비엠, 동화기업, SK아이이테크놀로지, 천보 (사진=한국투자증권)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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