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T(030200) 지주형 회사 전환의 신호탄으로 불렸던 KT클라우드가 출범 1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지주형 회사는 KT 전 대표였던 구현모 사장이 50여개에 달하는 자회사를 사업부별로 정리, 사업구조 재편의 일환으로 추진하던 전략입니다. 하지만 연임 실패와 대표 공백으로 지주형 회사 전환 전략은 표류 중입니다. 전문가들은 대표가 부재한 비상경영체제를 최대한 빨리 종식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키우고 있습니다.
KT는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IDC) 사업부를 분사해 지난해 4월 KT클라우드를 출범시켰습니다. KT클라우드는 독립법인으로서 IDC·클라우드·네트워크를 모두 보유해 고객 맞춤형 디지털 환경을 제공하는 디지털전환(DX) 전문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분사 전인 2021년 클라우드·IDC부문 매출 4559억원에서 지난해 kt클라우드의 매출은 5500억원을 넘어섰습니다. 영업이익은 33% 성장했습니다. 윤동식 KT클라우드 대표는 "지난 1년간 KT클라우드는 빠른 의사결정과 선제적인 투자, 사업 전문성을 확보해 DX 전문기업으로 거듭났다"고 말했습니다. 올해를 지속 성장의 원년으로 삼아 2026년에는 매출 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입니다.
윤동식 kt클라우드 대표(왼쪽에서 두번째)와 임원들이 창립 1주년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kt클라우드)
KT클라우드가 독립법인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KT의 지주형 회사로 전환 전략은 시계제로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지주형 회사는 구현모 사장이 취임한 해 10월 기자간담회에서 "자회사 분사와 상장을 통한 가치 상승방식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한 데서 출발했습니다. 2022년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지주회사 전환은 아니지만, 지주형으로의 전환은 분명 관심 있다"며 사업구조 재편 의지를 재차 강조해왔습니다. BC카드와 케이뱅크 등 금융회사를 보유한 KT가 현행법상 지주회사로의 전환은 어렵지만, 지주회사 형태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겠다는 얘기였습니다. KT 내부에서는 사업구조가 방대하고, 이로 인해 의사결정도 느려질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있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실제 지난해에는 신사업 분사·자회사 물적분할 등에 따른 각 시나리오별 검토와 함께 컨설팅 작업도 추진되기도 했습니다.
지주형 회사의 큰 구조는 KT를 지주회사 격으로 두고 본업인 유무선 통신, KT스튜디오지니 중심의 미디어·콘텐츠, 케이뱅크와 BC카드를 중심으로 한 금융, 클라우드·IDC를 포함한 DX 등 네 개의 사업부문으로 나누는 것입니다. 지난해 4월 kt클라우드의 출범 이후 미디어 부문 재편으로도 이어진 바 있습니다. KT 내 종합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인 스카이라이프TV와 미디어지니가 합병법인 스카이라이프TV로 지난해 11월1일 출범했습니다. 미디어 기획·제작을 전담하는 KT스튜디오지니와 플랫폼 역할인
케이티스카이라이프(053210)가 합병법인의 공동 주주를 맡도록 계열사가 재배치된 셈입니다.
KT 광화문 사옥. (사진=뉴스토마토)
지주형 회사로 전환은 기업가치 측면에서도 시장에서 주목을 받아왔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지주형 회사로 전환을 통해 KT의 자회사 가치가 드러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조직 슬림화와 비통신 자회사의 기업공개(IPO) 추진에 따른 기업 가치 제고를 기대한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KT에는 이러한 전략을 이끌고 나갈 정상적 의사결정 체계가 부재합니다. 지난달 28일부터 KT는 대표이사 직무대행과 주요 임원들로 구성된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한 상태입니다. 뉴거버넌스 태스크포스(TF)와 성장지속TF를 중심으로 리더십 공백 최소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다만 KT는 비상경영체제가 5개월간 지속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시장에서는 비상경영체제를 조속히 단축하고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새로운 대표 체제 하에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전략이 절실하기 때문입니다. K-비즈니스 연구포럼 의장을 맡고 있는 한영도 상명대 교수는 KT의 정상경영체제 전환을 촉구하는 입장문을 통해 "비상경영체제를 빨리 종료하고 정상경영체제로 가능한 빠르게 전환하는 길이 기업가치를 높이고 KT 안팎의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바라는 바"라고 전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