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완연한 봄 날씨가 시작되면서 외출과 나들이 횟수가 잦아지고 있지만 피부가 직접적으로 햇빛에 노출되는 것은 피해야겠습니다.
햇빛에 노출될 경우 자외선으로 인해 피부 세포의 변이가 일어나면서 암의 발생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주로 노출 부위에 피부암이 발생하는 것을 보면, 나이가 많아질수록 자외선 노출이 주요인으로 작용하여 피부암이 유발된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입니다.
피부암은 기저세포암과 흑색종, 편평세포암, 카포시육종, 파젯병, 유방외파젯병, 균상식육종 등 여러 가지 악성 피부질환을 총칭하는데요. 일반적으로 알려진 피부암으로는 기저세포암과 흑색종, 편평세포암 입니다.
이 중에서 표피 가장 아래층에 있는 기저세포가 변이하여 발생하는 기저세포암은 인류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하얀 피부를 가진 고령층에서 얼굴에 주로 나타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중앙부에 궤양이 생기고 주변에 둥근 테두리가 있는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전형적이지만 우리나라 사람에서는 색소성 반점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점으로 오인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를 요합니다.
병증이 심해지면 주변 조직으로 암세포가 침윤하면서 병변이 점점 넓고 깊어져 뼈를 뚫고 들어가기도 합니다.
(사진=픽사베이)
다행히 혈류나 림프절을 통해 전이되는 경우는 드물어 일차병변만 제거하면 대부분 완치가 됩니다.
편평세포암의 주요 위험인자는 역시 자외선 노출입니다.
광선각화증이나 보웬병 같은 질환이 먼저 발생하고 이어서 편평세포암이 발생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요. 기저세포암과 마찬가지로 하얀 피부와 금발, 소아기의 주근깨 등이 위험인자로 꼽히고 있습니다.
흑색종의 발병 원인은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유전적 요인과 자외선 노출이 관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부모나 자식에게 흑색종이 있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8배의 높은 발생률을 보이기 때문이죠.
20~50%의 흑색종은 기존의 점에서 발생합니다. 특히 태어날 때부터 있었던 점이나 전형적이지 않은 점에서의 발생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정기헌 경희대병원 피부과 교수(사진=경희의료원 제공)
주요 위험인자 '자외선B' 철저히 차단해야
피부암은 백인을 비롯한 피부색이 옅은 사람에게 흔히 발생하는데요.
국내 발병률이 낮아 서구의 암으로 인식되고 있는 피부암이지만,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피부암 환자를 접할 수 있습니다.
환자는 늘고 있지만 다른 암에 비해 알려진 정보가 많지 않은 상황인데 발병 원인은 다양하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는 바로 자외선입니다.
피부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을 줄이는 게 중요한데 낮 12시에서 오후 3시 사이에는 자외선이 가장 강한 시간대이므로 가급적 야외활동을 자제해야 합니다. 야외 활동이 늘면 자외선에 노출되기 쉽고 환경오염으로 인한 오존층 파괴로 지표에 도달하는 자외선의 양도 증가하기 때문이죠.
정기헌 경희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는 "햇빛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로 피부암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는 만큼, 따뜻한 날씨를 만끽하기 위한 외출에 앞서 자외선 차단을 위한 철저한 준비와 함께 장시간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자외선은 우리 몸에 이로운 점도 있지만 색소질환, 피부암, 광노화, 광과민 질환 등을 유발해 피부에는 해로운 점이 더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자외선 A와 B는 피부의 노화와 피부암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피부 노출에 주의를 요합니다. 자외선 A는 파장이 길어 피부 깊이 도달하다 보니 전신적으로 면역억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자외선 B는 직접적으로 DNA를 파괴해 암 발생을 야기할 수 있죠.
정 교수는 "자외선이 가장 강한 시간대에는 가급적 야외 활동을 줄이고 외출 전 자외선 차단을 위한 양산, 챙이 넓은 모자, 소매가 긴 옷 등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며 "자외선 차단제를 잘 바르는 것도 중요한데, 특히 UVA와 UVB 모두 막는 제품 사용을 권장하며 외출 전 충분히 바르고 일광노출 후에는 수시로 덧발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피부암을 방치할 경우 계속 커져서 피하와 근육, 심지어는 뼈에도 퍼질 수 있습니다. 기저세포암의 전이확률은 낮지만, 편평세포암은 진행된 경우 전이가 발생할 수 있죠. 악성흑색종은 전이율은 비교적 높아 진행된 경우 전이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고, 수술 후에도 주기적인 검진이 필요합니다.
다행히 피부암은 다른 암에 비해 병변이 대부분 눈에 잘 보이기 때문에 조기에 진단하면 치료 결과가 좋고, 전이 위험률도 낮은데요.
검은 점이 새로 생긴다거나 이미 있던 점의 모양이나 색조나 크기가 변할 때, 일반적인 치료에도 낫지 않는 궤양이나 상처가 있다면 전문 의료진을 통한 피부확대경 검사나 조직검사를 받아 보는 게 좋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