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에코프로 삼형제(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에이치엔)의 급등 속에서 증권가 투자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외국계 투자은행(IB)를 비롯해 일부 증권가에선 매도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반면 추가 상승이 가능하단 전망도 나오면서 향후 주가에 대한 시장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086520)는 올해 들어서만 400% 상승했습니다.
에코프로비엠(247540)은 155.16% 상승했으며
에코프로에이치엔(383310)은 64.28% 올랐습니다. 이들의 상승세가 특이한 점은 시가총액이 가볍지 않다는 점입니다. 5일 기준 에코프로비엠(22조9833억원)은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에코프로(13조3267억원)는 2위입니다. 에코프로에이치엔도 코스닥 시총 48위 기업으로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습니다.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을 모두 합치면 37조4502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위 종목인
현대차(005380)(39조4929억원)에 버금갑니다.
에코프로 삼형제를 계속해서 매수하는 주체는 개미들입니다. 올해 들어 개인은 전날까지 에코프로 주식 1조913억원 순매수했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678억원, 6228억원 순매도했습니다. 에코프로비엠도 개인이 약 7650억원 순매수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에코프로에이치엔도 개인이 주가를 밀어 올렸습니다.
1월2일~4월5일 개인, 외국인, 기관 매매동향. (그래픽=뉴스토마토, 자료=한국거래소)
현재 투자자별 매매동향에서도 개인 순매수 상위에는 1위
POSCO홀딩스(005490)에 이어 2위 에코프로와 3위 에코프로비엠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반면 외국인 순매도 2위에 에코프로가 랭크돼 있으며 기관 순매도 3, 4위에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가 자리했습니다.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은 매도 리포트를 발간하고 나섰습니다. 특히 모건스탠리는 에코프로비엠 주가를 반토막 낼 생각일까요. 지난달 20일 '멈출시간'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내고 목표가 13만원을 제시했습니다. 또한 올 매출액과 주당순이익(EPS)을 대폭 낮춰 잡았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에코프로비엠의 추정 영업이익, 주당순이익이 시장 추정치보다 각각 18%, 25% 감소할 것으로 봤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1일 기준 에코프로비엠 공매도 대량 보유자 명단에는 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한국투자증권이 지목됐습니다.
외국인과 반대 포지션인 개인이 매수세를 이어가는 모습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특히 에코프로는 지주사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을 받고 있어 고평가란 지적입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주식시장에서 지주사는 사업자회사의 보유 지분 가치 대비 30~50%의 할인율이 시장이 동의하는 수준"이라며 "에코프로 역시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이치엔 분할 이후 적게는 30%, 많게는 70% 할인돼 평가받아 왔었는데, 3월부로 할인이 아닌 프리미엄을 받기 시작해, 3월 말 기준 20% 더 높게 평가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에코프로의 현재 주가 수준은 지주회사로서의 적정가치가 보유 지분가치에 순차입금을 제외한 순자산가치(NAV) 평가가 적절하단 설명입니다. 이에 목표가 상향은 2개월간 자회사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이치엔의 주가 급등에 따른 NAV 증가를 반영했지만 이를 토대로 산출된 적정주가는 38만원으로 현 주가 대비 24% 낮은 수준입니다.
유진투자증권도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현재주가 보다 낮은 20만원을 목표가로 제시하고 있는데요. 미래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나, 주가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미래 이익을 반영해 당분간 이를 검증할 기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과 미국의 합산 전기차 시장 성장률은 2022~2026년 26%에서 2027~2030년 20%로 낮아질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관련주들의 밸류에이션도 이 추세를 반영하는 것이 합리적이다"고 했습니다. 또한 중국 양극재 업체들도 낮아진 성장속도로 인해 밸류에이션 하락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다수 전문가들의 예상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주가는 고공행진 중이며 단기 조정구간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법안에서 양극활물질이 핵심 광물로 포함되며 양극재 기업들의 지역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면서 "증설 발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다시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연구원은 "최근 주가 급등으로 단기 주가 변동성 존재하나, 생산능력 확대로 인한 외형성장, 미국 내 수주 모멘텀 등으로 상승 여력은 여전하다"며 목표가를 기존 21만원에서 26만1000원으로 상향했습니다.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