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기업결합 9부 능선을 넘은
대한항공(003490)이 남은 3개국의 승인을 받기 위해 이들 경쟁당국이 가장 크게 우려하는 ‘시장경쟁성 제한’ 해소를 위해 해당 국가 노선에 신규 항공사를 진입시키는 등 총력전에 나섰습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승인을 받아야 하는 국가이자 자사 국제선 여객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미국 노선에 신규 항공사로 에어프레미아를 확보했습니다. 신생 항공사인 에어프레미아는 인천~로스앤젤레스(LA)를 취항하고 있으며, 오는 5월엔 뉴욕에도 첫 취항에 나섭니다.
미국은 항공자유화 국가로 운수권 없이 항공사가 여력이 되는 대로 취항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대한항공이 에어프레미아에게 운수권을 양도할 부분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업계에선 그동안 대한항공이 여러 차례 에어프레미아와 협의한 끝에 미국 노선에 에어프레미아를 진입 시킨 결과를 낳았고 이것이 미 법무부를 설득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과 일본으로부터도 승인을 받아야 하는 대한항공은, EU와 일본 노선에도 신규 항공사를 진입시키기 위해 여러 항공사와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동안 해외 경쟁당국들은 양사 기업결합 시 노선 독과점 등에 대한 시장경쟁성 제한을 우려해 양사가 운항하는 노선에 타 항공사의 진입과 슬롯 양도 이전 등을 요구해왔습니다.
슬롯은 항공사가 특정 공항에 특정한 날짜와 시각에 항공기를 운항할 수 있도록 배정된 시간입니다. 항공사가 취항을 하기 위해서는 각 공항과 항공사 간에 슬롯 배정을 위한 사전 협의가 이뤄지며, 이때 원하는 시간대의 슬롯 보유가 항공사의 경쟁력이 됩니다.
(표=뉴스토마토)
일례로 대한항공은 영국 항공사인 버진 애틀랜틱에게 코드셰어(공동운항)와 슬롯 7개 등을 양도하면서 영국 경쟁당국(CMA)으로부터 합병 승인을 받아내기도 했습니다. 코드셰어는 2개 이상의 항공운송사업자가 같은 항공기의 좌석을 공유하는 형태로서 취항하지 않는 노선에 운항하는 효과를 주는 등 항공운송사업자 간 영업협력의 일환을 말합니다.
해외 경쟁당국의 승인을 받아내는 핵심 ‘키’가 경쟁제한성 우려 불식인 만큼, 대한항공은 신규 시장진입자를 설득하고 이들을 포함한 시정조치 다각도 협의 등에 1000억원을 쏟아부었습니다.
앞으로 대한항공이 승인을 받아야 하는 국가는 미, EU, 일본 세 국가입니다. 최근 심층 조사에 착수한 EU 경쟁당국은 오는 8월께 합병 승인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고, 미국은 최종 심사 결정 기일을 두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강대국인 EU가 승인을 내주면 미국도 더 이상 미룰 명분이 없어 ‘승인’을 내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대체적입니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11월 기업결합에 대한 최종 심사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심사 기간을 연장했습니다. 코로나 발발 이전 2019년 대한항공의 여객 노선 매출 비중은 미주 지역 29%, 유럽이 19%으로 국제선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미 EU 승인이 필수적입니다.
대한항공 측은 “적극적인 협의를 통해 미, EU, 일본 노선에 대한 신규 진입 항공사 확보와 설득에 상당 수준 진척이 됐다”고 밝혔습니다.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양사 항공기가 주기돼있다. (사진=뉴시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