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항체-약물 접합체(ADC) 개발을 위한 임상 시험 경쟁이 치열합니다.
ADC는 항원을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항체와 치료 효과를 지닌 약물이 '링커(linker)'라는 연결 물질로 결합된 바이오의약품으로 항체가 특정 세포를 표적 삼아 유도탄 방식으로 약물을 전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ADC는 특정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고 독성 페이로드를 종양에 직접 전달해 기존 화학요법보다 항암 효과가 강력하고 정상조직에 손상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힙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제약 바이오 기업에서 57개의 새로운 ADC가 임상 1상 시험에 진입했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무려 90% 급증한 수치로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전 세계적으로 암 발생률이 증가함에 따라 ADC 시장은 당분간 고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Research And Markets)에 따르면 글로벌 ADC시장은 지난해 약 59억 달러(약 8조원)에서 연평균 22% 성장해, 2026년에는 약 130억 달러(약 19조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제약 바이오 기업들도 ADC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데요.
아라리스는 ADC 의약품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링커 기술을 독점적으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아라리스의 링커 플랫폼은 항체를 재설계할 필요 없이 기성품 항체에 약물을 부착할 수 있어, 매우 균질하고 안정적이며 치료 효과가 높은 ADC를 생성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ADC 약물 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확장성과 안정성 등 기존 기술이 갖고 있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이번 투자 결정에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는 "아라리스 바이오텍은 동급 최고 수준의 ADC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향후 신약 제조 및 개발 분야에서 협업 가능성을 타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픽사베이)
ADC 관련 임상 시험 '주목'
ADC 강자로 꼽히고 있는
레고켐바이오(141080)가 자체 개발 중인 ADC 신약 'LCB84'는 올 상반기 중 미국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개발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 다른 ADC치료제 후보물질 'LCB14'는 지난 3월부터 중국에서 허셉틴과 탁센계열 항암제를 투여한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HER2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게시했습니다.
바이오엔텍은 HER2를 발현하는 진행성, 전이성 고형 종양 환자에서 'DB-1303'의 안전성과 내약성, 약동학 및 예비 항종양 활성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 1/2a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셀트리온도 ADC 기술 확보에 나섰습니다. 셀트리온은 지뉴브와 항체 발굴 및 신약 개발 추진을 위한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ADC 개발을 위해 국내외 기업과 오픈이노베이션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기술 도입 계약 규모를 확대해 바이오신약 개발을 가속화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ADC 개발을 위해 시험 중인 두 가지 주요 암 표적은 HER2와 TROP2로 제한적이지만 항체와 링커, 페이로드 등 ADC를 구성하는 기술은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ADC 임상 단계에 사용되는 60개 이상의 신규 페이로드가 있는 등 페이로드 역시 투자 측면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고, 지난해 기준 새로운 ADC의 25%만이 작용기전으로 튜불린 억제제를 이용하고 있어 앞으로 더 나은 작용기전에 대한 다양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