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물가안정 정책, '효능감'으로 증명해야

입력 : 2026-03-17 오전 6:00:00
 
물가는 가장 민감한 민생 이슈다. 이를 증명하듯 이재명정부 물가정책이 국정 수행 평가에 높은 점수를 받으며 지지율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3월 둘째 주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취임 후 최고치인 66%를 기록했다는 결과도 나오고 있다.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자들은 그 이유로 경제·민생을 가장 많이 꼽았다.
 
정부가 식료품 원자재 담합에 가담한 기업들이 인위적으로 가격을 통제해 서민경제를 교란한 행위에 대해 초강수 대응을 예고한 데 이어, 중동 사태 악화에 따른 물가 불안을 잡기 위해 석유 최고가격제와 조기 추경이라는 승부수를 꺼내 들며 발 빠르게 대응한 것이 지지율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에너지·원자재 가격 안정, 생활물가 관리, 재정 지원 등 3단 구조로 추진되고 있는 이재명정부의 물가정책은 강한 시장 개입이 특징이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 충격이 국내 실물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정부는 1997년 유가 자율화 이후 약 30년 만에 석유 최고가격 지정제를 도입해 직접 가격을 통제하고 있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정부가 정유사가 공급할 수 있는 휘발유·경유 가격의 상한선을 정하는 제도로 정유사가 책정된 가격 이상으로 판매할 수 없는 대신 손실은 정부 재정으로 일부 보전하는 것이 골자다. 이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치솟은 이후 좀처럼 내려오지 않고 있고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주간 거래 장중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으며 수입 물가 상승을 이끌고 있는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된 첫날인 지난 13일 전국 기름값은 크게 하락했다. 이날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30원 가까이 떨어지며 약 4년 4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을 나타냈고, 경유는 통계 집계 이후 사상 처음으로 가장 크게 하락했다.
 
유가와 물가를 잡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를 상징하는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 정유업계와 주유소가 화답하며 가격인하에 나선 이후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운송비, 물류비, 생산비 등 모든 산업 비용에 영향을 미치는 석유 가격이 상승하면 소비자 물가도 연쇄적으로 오르는 비용 인상 인플레이션이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유가 급등을 차단해 물가상승 확산을 막고 식품, 생필품 가격 상승 억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때 비로소 제도 시행 의미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다.
 
정부가 이른바 벚꽃 추경에 속도를 높이는 것도 물가안정이 정책적 선언에 그치는 것을 넘어 국민이 매일 체감하는 생활물가, 서민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위함이다. 이번 추경 규모는 초과 세수분 추정치인 20조원 안팎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포퓰리즘을 남발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물가는 심리적 요인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정부가 선제적으로 유가를 통제하고 있고, 추경으로 재정을 투입해 비용 상승을 흡수하거나 물가 압력을 완화하겠다는 확실한 시그널은 인플레이션 기대를 억제하고 체감물가 안정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인다. 이재명정부의 물가정책을 단순히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기 급급하기보다 실제 서민경제에서 효능감이 발휘되는지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이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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