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찰위성까지 띄우는 북…해법 없는 정부

김정은 "군사정찰위성 1호기, 계획된 시일 안 발사"…조선중앙통신 보도
이달 한미회담 전 발사 여지…7차 핵실험 가능성 속 '중국 변수' 관리 도마

입력 : 2023-04-19 오후 4:48:22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8일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하고 "4월 현재 제작완성된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계획된 시일안에 발사할 수 있도록 비상설 위성발사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최종준비를 다그쳐 끝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TV가 19일 보도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1호기가 완성됐다며 계획된 시일 안에 이를 발사하겠다고 19일 밝혔습니다. 군사정찰위성은 대남 전술핵 타격을 위한 핵심 수단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죠. 북한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강대강 전략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노골적인 ‘한미 흔들기’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몰아치는 핵 쓰나미한미회담 직전 발사 유력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날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 지도하고 “4월 현재 제작·완성된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계획된 시일 안에 발사할 수 있도록 비상설 위성발사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최종 준비를 다그쳐 끝내”라고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밝혔습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앞으로 연속적으로 수 개의 정찰위성을 다각 배치해 위성에 의한 정찰정보수집능력을 튼튼히 구축할 데 대한 전투적 과업을 제시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개발이 끝났다며 이달 중 첫 발사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공언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에 오는 26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을 전후로 북한이 정찰위성을 발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는데요.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가 앉게 될 협상 테이블에 북핵 문제를 의제로 올리려는 차원에서 정찰위성을 한미 정상회담 전에 발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김 위원장은 정찰위성 개발이 한반도의 정세를 악화시킨 남한과 미국에 대응할 수단이라고 강변했습니다. 그는 “미국과 남조선이 ‘확장억제력제공’과 ‘한미동맹강화’의 명목 밑에 반공화국 군사태세를 더욱 강화하려고 획책하는 상황”이라며 “군사정찰 수단을 획득하고 운용하는 것은 우리의 각이한 전쟁 억제 수단들의 군사적 효용성과 실용성 제고에서 그 무엇보다 중차대한 최우선 과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군사정찰위성이 전술핵 등을 활용한 대남·대미 선제공격용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습니다. 정찰위성은 정밀추적 감시가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전술핵 탑재 무기를 사용할 선결 조건과도 같죠. 그는 “계단식으로 확장되고 있는 미국과 남조선의 군사적 위협과 도전으로부터 국가의 안전 환경과 영토 완정을 수호하고 인민의 안녕과 발전 이익을 고수하며 상황에 따라 선제적 군사력을 사용하기 위한 자위적 국방력 강화에서 노는 역할과 전략적 가치와 의의”라고 정찰위성 보유의 의의를 상기했습니다.
 
"대만 무력 현상변경 절대 반대"중국 건드린 윤 대통령
 
통신이 김 위원장의 군사정찰위성과 관련한 지시가 이뤄졌다고 주장한 전날, 윤석열 대통령도 외신 인터뷰에서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입장을 내놨습니다. 전날 윤 대통령은 로이터에 “감시 정찰자산을 더 확충하고, 정보 분석 등이 매우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확장억제도 있지만 초고성능, 고위력 무기들을 개발해서 준비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고 대통령실은 이날 전했습니다.
 
또 윤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핵 계획 그룹’의 아시아판 구상 가능성과 일본 참여 여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강력한 핵 공격 대응 측면에서 나토 이상의 강력한 대응이 준비돼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답했는데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할 준비를 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에서 크게 변화하지 않은 모습입니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남한이 북한과의 무력 경쟁에서 물러서지 않는 가운데, 북한도 굴하지 않고 대미·대남 압박에 박차를 가하는 형국으로 볼 수 있는데요. 이에 북한의 제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다만 중국의 만류는 변수입니다. 양 교수는 “북한의 제7차 핵실험 준비는 완료됐다고 보인다”면서도 “지난해부터 실시 전망이 나온 북한의 제7차 핵실험이 지금껏 보류된 데에는 중국의 반대가 있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북한의 제7차 핵실험 여부에 중국의 영향력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윤 대통령이 대만해협을 놓고 중국을 겨냥한 점은 북핵 문제에서 또 다른 변수로 떠오를 수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대만의 양안 갈등과 관련해 “이런 긴장은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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