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 갈수록 생존이 되고 있다

입력 : 2023-04-21 오전 5:00:00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재화, 서비스와 가치를 부가시키는 창출 활동을 우린 '생산'이라고 말합니다. 특히 생산활동 울타리에서 경제활동의 주인공은 정부, 기업, 가계로 경제활동의 3대 주체로 불립니다.
 
예컨대 기술자인 A근로자가 B공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임금을 받습니다. A근로자의 임금으로 가족들은 치킨, 피자를 시켜먹고 음식점은 치킨, 피자 제공과 배달 서비스로 생산활동을 합니다.
 
B공장은 A근로자로부터 노동력을 공급받고 생산한 제품으로 돈을 벌어 기업 이윤을 추구합니다.
 
그리고 정부는 기업과 가계의 생산 활동으로부터 얻어진 이익에 세금을 걷어 복지와 사회 간접 자본, 사회 안전망 확충에 주력합니다.
 
문제는 교과서에 나오는 생산활동과 경제주체의 역할이 코로나의 긴 터널을 지난 후 붕괴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5만 년 전 마지막 빙하기, 현생 인류인 한반도의 호모사피엔스가 집단화를 이루며 생활한 것은 대형 매머드를 사냥하던 높은 지능과 그로 인한 이익이 컸기 때문입니다.
 
그 이익은 생존과 결부돼 있습니다. 매머드를 사냥하기 위한 호모사피엔스 집단의 생존은 오늘날 생산 활동과 다를 바 없어졌습니다.
 
제조업 생산의 감소세가 역대 최장기간인 5개월 연속을 넘어 반년 째를 향하고 있습니다. 제조업 재고율은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로 물건이 팔리지 않아 창고에 쌓여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나라 주력 산업들이 위기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전 정부 탓을 연신하던 윤석열 정부는 글로벌 불황 탓이라고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정부가 중국에 먼저 이해 구하고 미국과 협상을 했으면 좋겠다”며 중국을 포기할 수 없다는 반도체 업체 사장의 하소연에도 정부는 무엇을 했나요. 지정학적으로 실리를 추구해야하는 우리나라 현주소를 등하시 한 채, 오히려 미국 정부의 하수인이냐는 핀잔도 나옵니다.
 
우리나라의 생존인 수출이 추락하고 있을 때 오히려 탈중국, 러시아를 향한 발언으로 경제적 실리추구는 실추된 채, 반도체 어닝쇼크와 대러시아 수출 실적이 퇴보하는 형상만 지켜보는 처지가 됐습니다.
 
주요국의 대러시아 교역 변화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러시아 교역은 일본보다 11.5%포인트 더 추락한 22.6% 감소세를 기록했습니다.
 
헝가리(74.3%), 이탈리아(49.2%), 벨기에(26.8%), 프랑스(11.1%), 스페인(2.0%)은 나토 회원국인데도 교역이 늘었습니다. 왜 그런걸까요.
 
현 정부의 시장 주의도 문제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각 경제주체가 책임하에 자유로이 경제 문제가 해결되도록 한 시장 경제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시장 경제가 만능은 아닙니다. 기울어진 운동장 속에 불평등을 불러오는 부작용이 크지요. 하지만 시장 경제를 표방하기 보단 '방관 경제'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영국 경제학자이자 철학·사회 사상가인 <존 스튜어트 밀>의 저서 '정치경제학 원리'를 보면 생산과 분배의 영향에 정부의 기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서술하고 있습니다.
 
최대 빙하기를 맞지 않기 위한 공동체 노력과 정부의 기능이 절실할 때입니다.
 
이규하 경제부장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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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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