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품은 ‘한화오션’, 남은 과제는?

공정위, '조건부 승인'…한화, 49.3% 지분 취득
"경쟁당국 결정 수용…빠른 경영 정상화 목표"
재무구조 회복·실적개선·인력난 풀어야할 숙제

입력 : 2023-04-27 오후 5:03:45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한화(000880)그룹이 2008년 처음 인수를 시도한 지 15년만에 대우조선해양(042660)을 품에 안았습니다. 한화는 내달 중 내부 공식 절차를 거쳐 인수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현재 대우조선의 새 사명으로 유력한 '한화오션'으로 완전히 교체된 뒤 남아있는 과제는 재무구조 정상화와 실적개선입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한화-대우조선 기업결합'과 관련해 '조건부 승인'을 결정했습니다. 공정위가 걸은 조건은 레이더·항법장치 등 군함 부분인 함정의 부품 견적 가격과 기술정보 제공 등의 차별 금지입니다. 이로써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등 5개 한화 그룹사가 대우조선 주식 49.3%를 취득하게 됐습니다. 
 
지난해 12월 한화가 공정위에 대우조선 인수에 대해 신고를 한 이후 이날까지 업계는 공정위가 조건을 걸지, 말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공정위는 결국 방산업 입찰 과정에서 방산업체 경쟁 제한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한화도 우리 경쟁당국 결정을 수용했습니다. 대우조선의 빠른 경영 정상화와 기간산업 육성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서입니다.
 
한화 관계자는 "국가 기간산업 재건과 'K-방산'의 글로벌 공략을 위해 경영실적 리스크와 당국의 시정조치를 감수하면서까지 대우조선 인수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대우조선 경영정상화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된다는 사업보국 차원의 결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계획대로 4개월만에 대우조선을 품에 안은 한화는 이제 방산업 '육·해·공 통합 시스템'을 갖추게 됐습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2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한화-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재무구조·실적·인력난 개선 필요
 
우선 풀어야할 숙제는 재무구조 회복입니다. 대우조선의 최근 2년간 적자규모는 3조4000억원에 달하며, 부채비율은 1600%입니다. 이에 한화는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투입하고 대우조선 살리기에 나설 예정입니다. 한화의 2조원 자금 수혈로 대우조선 부채비율은 418.6%까지 떨어질 전망입니다.
 
경쟁사 대비 부진한 실적 문제도 있습니다. 조선업 호황 시기 일명 국내 '조선 빅3(HD한국조선해양(009540)·삼성중공업(010140)·대우조선)' 가운데, 대우조선만 유일하게 1분기 실적이 우울합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우조선의 이번 1분기 실적 추정치(컨센서스)는 417억원 적자로 분석됐습니다. 이 경우 대우조선은 지난 2020년 4분기 이후 10개 분기 연속 적자고리를 잇는 겁니다.
  
각사의 올해 목표치 대비 수주 상황도 일단 꼴찌입니다. 조선3사 수주 목표치 1분기 성적을 보면 HD한국조선은 46.3%(연간 수주목표액·157억4000만달러)를 채웠습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은 각각 26%(95억달러)와 11.5%(69억8000만달러)입니다. 다만, 삼성중공업에 올해 포함된 수주액 중에서는 지난해 받은 15억달러 규모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가 올해로 집계된 상태입니다.
 
인력난도 해결해야 합니다. 지난 한해 동안 대우조선 직원 160명 이상은 경쟁회사로 이동한 바 있습니다. 대우조선 임직원수는 지난해 말 기준 8300명입니다. 이는 10년전 1만3000명 수준에서 36%(5000여명)가 줄어든 규모입니다.   
 
한화 관계자는 "공정위가 제시한 함정 부품 일부에 대한 가격 및 정보 차별 금지 등이 포함된 시정조치 내용을 준수할 예정"이라며 "대우조선을 명실상부한 글로벌 방산기업으로의 성장 토대를 마련하고, 조선, 해양 기술을 통해 ‘글로벌 그린에너지 메이저’ 위치를 확고히 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한화는 HSD엔진(082740) 인수 작업에도 속도를 낼 전망입니다. 한화는 곧 HSD엔진 인수를 위한 본계약 체결 뒤, 기업결합 승인 심사를 거쳐 3분기 내 끝낼 것으로 관측됩니다.
 
대우조선해양 지분 변화 그래프. (인포그래픽=한화)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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