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알뜰폰 시장 경쟁이 통신3사의 혜택확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청년층에 한정된 변화라는 점이 아쉬운 요소이지만, 경쟁이 만들어낸 나비효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이너스 경쟁 중인 알뜰폰 업계
데이터 15GB·음성통화 100분·문자 100건 가입시 첫 7개월간 요금 0원. 아이즈모바일이 내놓은 0원 요금제입니다. 월 3만3900원인 이 요금을 7개월 동안 0원에 제공합니다. 데이터가 적게는 2~3GB부터 많게는 15GB까지 0원 요금제는 30여개에 달합니다. 0원 요금제가 주목을 받자 알뜰폰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내놓았기 때문입니다.
아이즈모바일 0원 요금제. (사진=아이즈모바일 홈페이지)
알뜰폰 0원 요금제는 통신3사 자회사인 KT엠모바일과 U+유모바일이 데이터 용량을 대폭 추가하면서 본격 시작됐습니다. 이들은 4월 들어 데이터 제공량을 2배로 늘렸습니다. 월 3만8900원인 LTE 요금제의 데이터를 150GB에서 300GB로, 기존 71GB·100GB 요금제도 각각 221GB·250GB로 확대했습니다. 알뜰폰 큰손들의 프로모션 경쟁이 붙자 중소 알뜰폰업체들이 0원 요금제를 꺼내든 것입니다.
경쟁이 경쟁을 불러온 현 상황 속에서 업체들은 속앓이를 하면서도 알뜰폰 시장 자체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0원 요금제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이지만, 알뜰폰에 대한 문의가 늘어나고 있는 효과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지만, 알뜰폰 비교 사이트에서 경쟁하기 위해 0원 요금제를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평상시보다 가입자 문의는 많아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0원 요금제 이용이 끝나고도 가입자를 유지할 수 있도록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청년층에 집중하는 통신3사
이러한 알뜰폰 시장의 경쟁은 통신3사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번 5G 요금제 개편에서도 핵심으로 떠오른 것은 청년층입니다.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면서도 가격에 민감하고, 정보에 대한 습득도 빨라 알뜰폰으로도 이동이 잦은 세대입니다. 경쟁의 판이 커진 알뜰폰으로 이동을 막기 위해 청년 요금 혜택 나이를 확대하고, 요금할인이나 데이터 제공량을 대폭 늘리는 방향으로 청년층 잡기에 통신3사가 발 빠르게 나섰습니다.
서울시내 통신사 대리점. (사진=뉴스토마토)
SK텔레콤(017670)은 6월1일부터 0플랜 요금제 가입 나이를 대폭 확대합니다. 기존 만 24세 이하 고객에 한해 가입이 가능했지만, 만 34세 이하 고객으로 넓혔습니다.
KT(030200)와
LG유플러스(032640)가 청년 요금제 나이제한을 만 29세로 두는 것에 비해 혜택 세대를 늘렸습니다. 5G 요금제의 경우 0청년 요금제 11종을 새롭게 선보입니다. 역시 가입 가능한 나이는 만 34세 이하입니다. 일반 요금제 대비 데이터 제공량을 늘리고, 특화 멤버십 혜택도 제공합니다.
5G 요금 개편도 청년층에 혜택이 집중됐습니다. 포문은 LG유플러스가 열었습니다. 5G 청년 요금제를 이용할 경우 기존 요금제 대비 최대 60GB를 추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KT는 데이터 제한 요금제(월 6만9000원 이하) 고객에게 데이터 2배 혜택을 기본으로 제공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경쟁이 경쟁을 불러온다는 것이 최근의 통신시장에서 확인되고 있다"며 "알뜰폰 경쟁이 출혈경쟁으로 이어지는 것은 사업자로서 부담 요인일 수 있지만, 결국 경쟁이 활발해져야 소비자 혜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