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익 1조 넘는 통신3사, 로밍·5G 요금 인하 추진에 '긴장'

5분기째 합산 영업이익 1조
중간요금제 세분화 나섰지만…요금 인하 압박 지속

입력 : 2023-04-25 오후 2:10:23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SK텔레콤(017670)·KT(030200)·LG유플러스(032640) 등 통신3사가 올 1분기에도 합산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들은 5G 상용화 이후 2021년 1분기 처음 합산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습니다. 지난해에는 분기 내내 합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고, 연간 기준으로는 4조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각 사별 실적의 등락은 있지만, 이같은 수치는 5G를 기반한 사업이 안정화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합니다. 
 
1분기는 사업계획대로 '선방했다'는 것이 통신업계의 공통적 의견입니다. 다만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이 지속되고 있어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당장 2분기부터 세분화된 5G 중간요금제가 실적에 반영됩니다. 정부의 칼날이 로밍 요금제와 LTE 대비 시작점이 높게 설정된 5G 요금으로 향하고 있어 추가적인 요금 인하가 단행될 수 있는 도 업계의 우려 요인입니다. 
 
5분기째 합산 영업이익 1조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통신3사의 1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1조2500억원 규모로 조사됐습니다. KT를 제외하곤 모두 수익성이 좋아지는데, 영업이익이 줄어든다는 KT도 지난해 분기 평균을 웃도는 5000억원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SK텔레콤은 매출액 4조3859억원, 영업이익 47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모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LG유플러스도 매출 3조5001억원, 영업이익 2712억원으로 매출은 2.64%, 영업이익은 3.82% 증가가 예상됩니다. 반면 KT는 매출은 소폭 늘어나지만, 영업이익이 20%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영업이익이 대체로 늘어나는 것은 5G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이익률이 개선된 영향이 큽니다. 2월말 기준 5G 가입자는 2913만731명을 기록했습니다. 3000만명 달성을 눈앞에 뒀습니다.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은 5G 가입자 증가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호전되고 있습니다. 출혈경쟁을 지양하면서 마케팅비용도 안정화 추세입니다. 실적 감소가 예상되는 KT에 대해서도 김준섭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무선 시장에서 ARPU 상승, 5G 가입자 증가세 등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간요금제 세분화 했는데…요금 인하 압박 지속   
 
통신업계 관계자들은 "선방했다" "1분기 잘 버텼다"고 입을 모읍니다. 지난 2월15일 개최된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통신시장의 과점체제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된 이후 지속된 통신비 인하 압박 속에서 사업계획대로 수치적 목표를 달성했기 때문입니다. 
 
서울 시내의 한 이통통신 대리점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제는 2분기부터입니다. 정부가 통신비 인하를 목표로 독려했던 세분화된 5G 중간요금제 출시가 실적에 반영됩니다. LG유플러스는 이달 12일 50GB·6만3000원, 80GB·6만6000원, 95GB·6만8000원, 125GB·7만원 요금제를 출시했습니다. SK텔레콤은 비슷한 수준의 요금제를 다음달 1일 출시합니다. 지난해 출시된 중간요금제가 평균 데이터 사용량 보다 낮게 책정돼 높은 구간에서 이동이 적었다면, 세분화된 5G 중간요금제는 기준 데이터가 50GB 이상으로 설계돼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이용하던 이용자들의 이동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기존 대비 매출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정부가 5G 중간요금제 세분화에 이어 로밍요금과 5G 단가에 주목하고 있는 것도 부담 요인입니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이 해외로 많이 나가고 있는데, 통신 서비스 관련 로밍요금이 부담스럽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반 통신요금뿐 아니라 통신사들의 또다른 수익원인 로밍 요금에 대해서도 인하 압력을 가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입니다. 또 "통신사들의 투자 비용도 감안해야겠지만 5G 서비스가 상용화된지 4∼5년이 지난 만큼 요금제 기본 단가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상반기 과기정통부 주요 업무 중 하나인 5G 중간요금제 세분화에 나섰지만, 요금제가 촘촘하더라도 기본 시작점이 높다면 통신요금이 부담스러울 수 있기에, 이 시작점을 손볼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한 것입니다. 
 
업계는 이러한 추가적인 요금인하 움직임에 긴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5G 요금제의 하한액까지 조정될 경우 수익성 둔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5G 중간요금제 세분화로 선택권을 넓히고 요금 인하 효과도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정부의 압박이 지속되는 모양새"라며 "상장사로서 목표한 실적 달성을 위해 사업계획의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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