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의 날인 지난 1일 민주노총 주최로 2023 세계 노동절 대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윤석열정부의 전방위적인 노동조합 옥죄기 밑바탕에는 '법대로 한다'는 윤석열식 법치주의가 깔려 있습니다. 강대강 국면을 유지하고 있는 정부의 현 노선이 결국 노정 관계를 최악으로 흐르게 하는 단초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윤석열표 노조 때리기…'법치 만능주의'가 부른 화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021년 6월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문에서 "무너진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는 공정의 가치를 기필코 다시 세우겠다"고 말하는 등 법치를 8번이나 언급할 정도로 자신의 국정철학으로 삼았습니다. 특수통 출신으로 살아있는 권력에 맞섰다는 정의로운 검사 이미지와 법치는 정치 입문 전부터 윤 대통령을 설명하는 단어였습니다.
법치주의는 윤 대통령이 정권을 잡은 뒤 노동개혁을 벌이는 최근 계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근로자의 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진정한 노동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노사법치주의를 확립하고, 우리 헌법 정신에 위배되는 기득권의 고용세습은 확실히 뿌리 뽑을 것"이라고 천명했습니다. 노조를 향한 강경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로 읽힙니다.
민주노총 대전본부가 3일 대전경찰청 앞에서 지난 1일 건설노조 강원지부 조합원이 분신 시도 후 사망한 것과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월에는 "건폭이 완전히 근절될 때까지 엄정하게 단속해 건설현장에서의 법치를 확고히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고, 지난해 11월 화물연대 업무개시명령을 예고하며 "노사 법치주의를 확실히 세워야 한다. 노동문제는 노 측의 불법행위든 사측 불법행위든 법과 원칙을 확실하게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양대 노총 춘투 본격화…강대강 대치 장기화 예고
노조 공동 임금협상인 '춘투'가 이미 막 오른 상황에서 거듭되는 정부의 노사법치주의 노선은 오히려 강한 반발만 불러오고 있습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노동절에 서울에서만 약 6만명이 참가한 집회를 열고 "노조 탄압 윤석열 정권 심판하자"고 규탄했고, 강원지부 간부의 분신 사망 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건설노조가 4일 용산에서 전국긴급 확대간부 상경투쟁을 하기로 결의하는 등 노동계의 정부 비토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본지와 한 통화에서 "정부가 정권 초반 노조 때리기로 지지율이 반등하며 재미를 보지 않았나"며 "결국 노동개혁은 노조의 동의를 얻어야 가능한 이야기인데 이렇게 노조를 억압하는 방식은 끝까지 성공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