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1분기 실적 우려 속 선방…2분기는 '안갯속'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1분기 호실적
향후 조정장세 예상…"CFD 사태도 찬물"

입력 : 2023-05-08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증권사들이 우려를 딪고 1분기 선방한 실적을 내놨습니다. 국내증시는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1분기 증시에 많은 거래대금이 유입되며 증권사들은 양호한 실적을 거뒀습니다. 하지만 2분기 상황은 다릅니다. 조정 장세가 예상되는 한편 최근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는 주가 조작 사태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올해 1분기 실적 (그래픽=뉴스토마토, 자료=금융감독원)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1분기 실적 '맑음'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지주 계열 5개 증권사 중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은 작년 4분기 적자 실적에서 올해 1분기 흑자로 전환했습니다. 이들 증권사는 작년 말 국내증시가 침체를 겪으며 4분기 실적이 3분기 대비 적자 전환하며 영업손실,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증시도 연초 약세 전망이 이어지며 실적이 우려됐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KB증권의 1분기 영업이익은 2642억원, 당기순이익은 1420억원으로 전 분기 영업익, 당기순익 모두 흑자 전환했네요.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1분기 영업익도 각각 2871억원, 1272억원, 967억원 이고 당기순익은 2621억원, 1194억원, 834억원입니다. NH투자증권은 작년 4분기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중 유일하게 이익을 기록했는데요. 올해 1분기에도 영업익 2515억원, 당기순익 1841억원으로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증권사들의 실적을 견인한 요인은 1분기 거래대금 증가입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17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35.3% 늘어났습니다. 특히 코스닥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이 9조6000억원으로 8조원에 그친 코스피 규모를 넘어섰는데요. 에코프로(086520)를 필두로 한 2차전지주의 상승세가 이를 주도했습니다. 
 
거래대금의 증가로 증권사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증가했습니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주식시장 거래대금 회복에 따른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증가했다"고 했습니다. NH투자증권 관계자 역시 "국내 시장 거래대금 증가 및 글로벌 주식시장 회복에 따라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지는 전 분기 대비 개선됐다"고 밝혔습니다.
 
타 증권사들도 '호실적' 예상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와 함께 대형 증권사로 분류되는 미래에셋증권(006800), 삼성증권(016360), 키움증권(039490), 메리츠증권도 좋은 실적이 전망됩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5개 증권사(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키움증권)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익은 약 1조714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63.1%, 전년 동기에 비해서도 19.1%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또 "위탁매매 및 이자수익 부문에서 견조한 이익 개선이 추정되고 올해 들어 국내외 시장금리가 안정화되면서 증권사 상품운용관련 손익이 발생하거나 증가한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미래에셋, 삼성, 메리츠, 키움증권의 실적은 이번주부터 공개될 예정인데요. 증권가에선 삼성증권의 1분기 지배순이익이 1910억원으로 컨센서스를 35% 가량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로커리지와 채권 중심의 운용손익이 개선된 덕분"이라며 "운용손익 및 금융수지는 2105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817억원 늘어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습니다. 백 연구원은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도 각각 지배순이익이 컨센서스를 19%, 4%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지난달 증권사들의 수익도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입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2월부터 나타난 코스닥 중심의 개별 종목 강세가 4월 코스피로 이어지며 브로커리지 관련 지표가 큰 폭으로 회복됐다"며 "거래대금뿐만 아니라 신용거래융자 및 고객예탁금 모두 상승세를 보이며 브로커리지 지표는 전체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향후 실적 미지수…"CFD 사태 찬물"
 
다만 5월을 시작으로 2분기엔 조정 장세가 전망되고 있습니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는 "2분기 남은 기간 방어적 포트폴리오로 불확실성 국면을 통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은 "현금을 들고 투자하는 금액보다 빚을 내서 투자하는 금액의 증가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다는 점도 과열 우려를 유발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증시가 조정을 받고 투자심리가 위축된다면 이익 모멘텀은 다소 줄어들 수 있습니다.
 
최근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는 SG증권발 CFD 반대매매 사태도 향후 증권사 실적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CFD 반대매매의 여파로 하한가를 맞은 8개 종목이 모두 하한가가 풀렸습니다. 관련 CFD 상품을 취급한 증권사는 고객에게 받을 추가 증거금 집계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요. 만약 추가 증거금이 회수 되지 않으면 증권사는 충당금을 쌓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회수가 되는 상황이라면 각사마다 정해진 기준에 따라 회수하면 되지만 회수가 되지 않으면 향후 충당금을 쌓을 것으로 보인다"며 "2분기가 될지 언제가 될지는 각사에 따라 다르고 아직 규모는 확실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이어 "작년 4분기에 어려웠다가 올해 1분기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로 업권에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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