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프로그램 사용료 늘었다고?…콘텐츠 제값받기 '글쎄'

IPTV의 PP프로그램 사용료 총액 늘었지만
"매출 커진 만큼 콘텐츠 사용료 늘지는 않아"
특수관계 PP는 0번 아니면 1번인데
중소·개별PP 사용료 증가율 낮은 점도 문제

입력 : 2023-05-07 오전 9:00:14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콘텐츠 대가로 불리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프로그램 사용료를 놓고 해마다 플랫폼사와 PP업계간 논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플랫폼 진영인 인터넷(IP)TV는 매년 PP프로그램 사용료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정당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라는 얘기죠. 반면 PP업계는 IPTV가 벌어들인 매출액 대비 부족한 수준으로 프로그램 사용료가 책정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콘텐츠에 대한 적정가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IPTV가 채널 사업에 나서면서 특수관계 PP들과 경쟁에 밀려 공정한 책정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산술적으로 늘어나는 PP프로그램 사용료 
 
IPTV 3사는 지난해 PP프로그램 사용료로 총 5495억8200만원을 지급했습니다. 2021년 대비 13.7% 늘어난 규모입니다. PP프로그램 사용료는 실시간 일반채널 프로그램, 중소·개별PP, 무료 주문형비디오(VOD) 사용료 등을 합산한 수치입니다. 
 
업체별로는 KT(030200)의 지급액이 제일 많고, 증가율도 가장 높았습니다. KT가 2399억1900만원을 PP에 지급했는데, 전년 대비 17.6% 증가한 수치입니다. SK브로드밴드가 1554억8900만원, LG유플러스(032640) 1541억7400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들은 각각 전년 대비 8.4%, 13.4% 늘려 집행했습니다. 
 
 
IPTV 3사가 지급한 프로그램 사용료는 연간 기준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총액 기준 2019년 3538억3500만원에서 2020년 4007억7600만원, 2021년은 4830억4300만원으로 확대됐습니다. IPTV업계는 "IPTV 사업자가 지급하는 프로그램 사용료는 매년 전년 대비 10% 이상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다양성, 프로그램 제작 투자 비중, 시청자 선호 등 다양한 요소를 반영해 공정하게 지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수관계 PP는 0번 아니면 1번…"콘텐츠값 제값에 측정되지 않아"
 
콘텐츠에 대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IPTV업계와 달리 PP업계는 "공정하지도, 적정한 수준도 아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IPTV3사의 수신료 매출은 일찍이 2조원을 넘어섰습니다. 2020년 2조6027억원, 2021년 2조7151억원 규모입니다. 지난해에도 케이블TV 가입자를 흡수하며 IPTV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유료방송 점유율 56%를 차지했습니다. 수신료 매출이 이용자에게 받는 비용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난해에도 수신료 매출은 확대됐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PP업계 관계자는 "IPTV업계가 콘텐츠 사용료가 증가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매출이 늘어나는 것에 콘텐츠 사용료가 비례하지 않는다"며 "콘텐츠 대가 책정이 부족하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말했습니다. 
 
중소·개별PP프로그램 사용료의 증가율이 전체 사용료 총액 증가 대비 낮은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LG유플러스를 제외하면 KT와 SK브로드밴드의 중소·개별PP에 지급되는 사용료는 10%를 밑도는 수준입니다. 종합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 대비 콘텐츠에 대한 대가가 낮게 책정되는 것으로, 강자에는 강하고 약자에는 약한 방식의 협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KT의 지니TV 서비스. (사진=뉴스토마토)
 
특히 IPTV의 계열 PP인 특수관계PP들이 채널 앞번호를 차지하는 등 PP평가에서 우위를 가지고 있는 점도 문제 요인으로 지목했습니다. KT는 OLIFE, ENA, skysports, 헬스메디TV, ENA PLAY, ENA SSTORY, 채널칭, ENA DRAMA, Sky UHD, ONCE, 시네마천국 등 11개 채널을, LG유플러스는 더라이프, 더드라마, 더키즈 등 3개의 채널을, SK브로드밴드는 채널S, 채널S플러스 등 2개 채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신생 채널이지만, 계열 회사 플랫폼에서는 0번이나 1번 등 앞자리 번호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PP업계는 "콘텐츠가 아무리 좋아도 재핑효과를 누릴 수 있는 채널 번호를 이길 수 없다"며 "정부가 2021년 12월 내놓은 PP평가항목도 시청률이 30%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프로그램 사용료를 계열사로 몰아주고 있는 정황으로도 볼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콘텐츠 사용료가 공정하게 책정되고 있지 않다"며 "적정한 수익배분이 이뤄져 콘텐츠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IPTV 업계 관계자는 "IPTV 사업자는 성실히 채널을 운영하는 중소·개별PP들의 기여가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고민 중"이라며 "이를 통해 보다 더 공정한 배분이 이뤄지고, 유료방송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가 구축되도록 앞장서겠다"고 전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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