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새 회계기준(IFRS17)을 적용한 첫 성적표를 공개하고 있는 가운데 장기 보장성보험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손해보험사들은 장기 보장성보험 판매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삼성화재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61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6%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조33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3%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21.0% 늘어난 833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삼성화재의 올 1분기 실적은 개선됐다는 평가입니다. 1분기 당기순이익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입니다. 올해는 새 회계기준인 IFRS17를 도입한 첫 해로, 개별사의 실적을 IFRS17 도입 이전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삼성화재의 실적은 대체로 고르게 증가한 상황입니다.
특히 삼성화재의 실적 개선에는 수익성이 높은 장기 보장성보험 판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장기 보장성보험의 경우 IFRS17에서 중요한 수익성 지표 중 하나인 CSM(계약서비스마진)이 높은 상품입니다. 올 1분기 장기보험 보험손익은 42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9%나 증가했습니다. 보장성보험의 월 평균 신계약 원수보험료는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한 147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김준하 삼성화재 부사장은 이날 경영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보장성보험 신계약은 경쟁력 있는 신상품 출시와 세만기, 무해지 등 고(高)CSM 상품 중심의 판매 전략을 통해 증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올 1분기 현대해상은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한 333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했습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4% 증가한 4조200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5% 감소한 4431억원이었습니다.
일반보험과 자동차보험에서 발생손해액이 늘어나 보험손익이 악화한 영향입니다. 현대해상의 1분기 일반보험의 경우 발생손해액이 전년 동기 대비 51.3% 늘어난 1410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기간 일반보험 보험손익은 48.5% 감소한 260억원이었습니다. 자동차보험에서는 발생손해액이 전년 대비 5.0% 증가한 7930억원으로, 보험손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1% 감소한 2590억원이었습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일반보험의 일부 고액사고와 자동차보험 사고율 증가로 발생손해액이 증가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CSM은 지난해 말보다 증가했습니다. 3월 말 현대해상의 CSM 규모는 8조8718억원으로 지난해 말(8조7855억원)보다 860억원(0.98%) 늘었습니다.
일반보험과 자동차보험의 보험손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매출액과 CSM이 증가한 것은 장기보험과 보장성보험 신계약 증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1분기 현대해상의 장기보험 원수보험료는 전년 동기 대비 4.3% 늘어난 2조5500억원이었습니다. 특히 신계약 장기보험 원수보험료는 19.5% 늘어났습니다. 같은 기간 보장성보험 월 평균 신계약 원수보험료는 14.5% 증가한 37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손보업계는 IFRS17이 도입됨에 따라 CSM이 높은 상품군인 장기 보장성보험 판매에 한동안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재무 상황을 평가하는 지표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최근 들어 당기순이익만큼 CSM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어 CSM이 높은 장기 보장성보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추세"라며 "부채가 적을 수록 CSM 실적 개선에 유리하기 때문에 장기 보장성보험 판매 전략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실제로 손보사들은 IFRS17 도입에 앞서 보장성보험 판매에 열을 올렸습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장기손해보험 신계약비는 지난해 1분기 감소하다 3분기 들어 전 분기 대비 10.1% 증가하고, 4분기에도 13.6% 증가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상해보험 신계약비는 전년 대비 5.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험연구원은 "새로운 회계제도 및 지급여력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보험회사들의 보장성보험 확대 전략 등으로 상해보험 신계약비는 증가세를 유지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