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급물살을 타면서 2차 법안 마련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사업자 진입장벽을 높이고 자율성을 가진 공적 기구를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자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습니다.
이종섭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제7차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 민·당·정 간담회'에서 각종 해킹 사건과 사기·횡령을 거론하며 안정성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종섭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제7차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 민·당·정 간담회'에서 '안전하고 효율적인 시장: 규제의 원칙과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이 교수는 "누구에 의해 거래가 주도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신원증명이 거의 불가능해지는 것이 디파이(Defi·탈 중앙화 금융 서비스) 시장의 약점"이라며 "디파이 시장으로 들어가는 자금에 대해 어떻게 투명성을 보장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시장 중심적인 안전망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교수는 반복된 안전 사고가 발생할 때 투자자 신뢰 저하로 유동성이 떨어진다고 했습니다. 유동성이 저하되면 고급 기술로 시세를 조작하는 세력이 나타나 가격 안정성과 효율성을 헤치기 때문입니다.
한국 코인이 해외보다 비싸 차익 거래 동기를 부여하는데, 이 교수는 코인 가격 효율성을 확보하려면 차액 거래가 규제 안에서 진행되게 바꿔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교수는 "가상자산을 거래하는 사업자들 수요를 조금 더 양성화시킬 수 있도록 규제의 틀을 만들어 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 승인 없이는 가상자산사업을 할 수 없게 하는 규정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진입 요건을 충족한 사업자가 신의에 반하는 부당 행위를 할 때 영업 정지와 인가 취소 규정 마련, 하나의 사업자가 여러 기능을 하면서 일어날 이해 상충 방지 체계 구축도 요원하다고 했습니다.
전인태 가톨릭대 수학과 교수는 투명한 공시제도와 컴플라이언스를 과제로 꼽았습니다. 전 교수는 "1단계 법안은 병이 난 후에 처방을 어떻게 할 것이냐에 방점이 찍혔다"며 "그 다음(2단계)에 해야 할 일은 병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전 교수는 "전자공시 시스템과 비교해 보면, 지금은 거의 볼모지 같은 상황에서 사업을 일으키는 상황"이라며 "최소 세 개 정도의 평가 기관을 독립적으로 구성해서 거래소 밀착 관계를 감시하는 선에서 평가하면, 그 평가에 맞추기 위해서 기술이 발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상장 조건으로는 두세 군데에서 평가 받게 하자는 의견도 냈습니다. 다만 전 교수는 "기본적으로 어려운 이유는 제무재표나 영업 실적이나 데이터 없이 평가해야 한다"며 "아이디어나 백서, 진정성이나 기술력 등을 객관적으로 볼 수밖에 없는 불확실성이 있지만 평가를 안 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전 교수는 평가 내용을 지수화하고 논리적 이유를 댈 수 있는 평가 방법론에 대한 연구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