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지난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 중심에 선 민주당이 각종 사법 태풍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현 난국 타개책으로 꼽히던 혁신 기구 설치는 물론 상임위원장 임명을 둘러싼 내홍까지 겹치며 이재명 대표 리더십이 흔들리는 양상입니다.
연일 커지는 사법리스크…중심엔 '이재명'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2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한 1심 공판에 출석하며 사법리스크 중심에 섰습니다. 여기에 돈봉투 의혹을 들여다보는 검찰이 최근 송영길 전 대표 캠프에 있던 의원·보좌진 10여명에 대한 국회 출입 기록을 국회에 요청하며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태원 참사 당시 적법한 자격 없이 출동한 '닥터카'에 동승해 논란을 낳은 신현영 의원이 지난달 26일 검찰에 송치된 데 이어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기소된 노웅래 의원을 비롯해 기동민·이수진(비례)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1심 재판 중입니다.
신현영 민주당 의원이 지난 2월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초저출생·인구위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당은 지난달 14일 흐트러진 당 대열을 재정비하고 쇄신하겠다는 의지로 당 차원의 혁신기구 설치를 확언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입니다. 비명(비이재명)계가 혁신위에 전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하자 친명(친이재명)계가 이를 가로막으면서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혁신기구·상임위원장 내홍 격화…이재명 리더십 '흔들'
계파 간 갈등 양상은 상임위원회 위원장 선출을 놓고 이어졌습니다. 애초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4곳의 상임위원장을 내정해 본회의 표결에 부칠 예정이었지만, 비명계를 중심으로 장관·당직 출신 의원이 상임위원장까지 맡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문제 제기로 인해 보류됐습니다.
지난달 14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일부 의원들이 회의 전체공개를 요구하자 박광온(오른쪽에서 두 번째) 원내대표와 송기헌(오른쪽) 원내수석부대표가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중진 의원은 이날 본지와 한 통화에서 "원내대표 등을 맡았던 사람이 상임위원장을 맡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그간 우리 당의 원칙과도 배치되는 일이기에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각종 사법리스크는 물론, 혁신기구·상임위원장 임명을 놓고 민주당 내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며 "현재 이 대표 곁에 여전히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있지만, 현 상황이 계속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리더십이 약화할 수 있다"고 바라봤습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