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의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대통령실은 7일 "중국 외교담당 관리가 (한국에) 왔다가 남기고 갔다는 '4대 불가론'은 거짓"이라며 "있었던 대화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지난 4월 '워싱턴 선언'을 통해 가시화된 한미 핵협의그룹(NCG)의 첫 회의 시점은 여름 중에 열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 북한 문제 등을 협의할 수 있지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나 안보 판단 사항에 대해 조건을 걸고 그게 돼야지 대화가 된다고 못박은 적은 없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앞서 한 언론은 지난달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주사 사장(아시아 담당 국장)이 서울에 와서 윤석열정부에 한중 관계와 관련한 중국 정부의 '4대 불가' 방침을 통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중국의 '핵심 이익'을 건드리면 한중 협력 불가, 한국이 친미·친일 일변도 외교 정책으로 나아갈 경우 협력 불가, 현재와 같은 한중 관계 긴장 지속시 고위급 교류 불가, 악화한 정세 아래 한국의 대북 주도권 행사가 불가하다는 겁니다.
대통령실에선 한미 NCG의 첫 회의 시점이 여름 중에 열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지금 계획대로 잘 되면 여름 중에 한미 1차 NCG가 개최되고 그 이후 한미일 정상간의 만남이 성사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밝혔습니다. 또 "한미일 미사일 경보 정보 연동 체계는 올해 안에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윤석열정부가 이날 공개한 외교·안보 분야 최상위 문서 '국가안보전략서'에서 박근혜, 문재인정부와 달리 한일 관계를 한중 관계보다 먼저 기술한 것에 대해 "동맹국, 우방국 순서대로 기술하는 것이 관례"라며 "정해진 법칙은 없지만, 법치와 자유가치 지향저에 있어서 가까운 나라를 배치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박근혜정부, 문재인정부가 모두 '단호히 대응한다'고 쓴 것과 달리 '어두운 과거의 역사를 외면하지 않고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대한다면 한일 양국이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서술한 배경에 대해선 "지금 정부에서 과거사 문제가 많이 바뀌었다"며 "과거 정부와 같은 표현은 지금 시점에서 맞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국가안보실은 이날 윤석열정부의 첫 국가안보전략서를 공개했습니다. 전략서에선 안보의 가장 심각한 위협으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능력 고도화를 꼽고 "북한 도발에 맞선 강력한 응징"을 강조했습니다. 또 통일과 관련해 '원칙 있는 대북 접근'을 언급하며 “북한이 미래를 위한 올바른 선택을 내리도록 이끌어내는 데 주력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외교 구상은 미국과의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을 가장 우선순위에 놓았습니다. 특히 핵을 기반으로 업그레이드된 '한미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을 발판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단호한 대응과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한다는 방향성을 포함했습니다. 다만 동아시아 외교전략은 중국을 가장 먼저 기술했던 문재인정부와 달리 일본을 앞세웠습니다. 일본에 대해 "안보·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는 가깝고 중요한 이웃"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중국에 대해 "상호 존중과 호혜에 입각해 더욱 건강하고 성숙한 관계로 나간다"고 언급했고, 러시아에 대해선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대러 외교정책도 전면 재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적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