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KBS 수신료 분리 징수를 위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 착수에 나섰습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김효재 방통위 직무대행과 이상인, 김현 상임위원은 이날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오는 14일 전체회의에 올릴 안건을 논의했습니다. 방통위는 KBS 수신료 분리 징수를 위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 등을 14일 전체회의에서 보고 안건으로 상정할 방침입니다.
전체회의 보고 안건 상정은 입법절차에 본격 착수하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추천인 김현 상임위원이 반대의사를 표했지만, 김효재 직무대행이 주요 업무 처리를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안건으로 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방통위 재임 중인 상임위원이 여야 2대1 구도이다보니 정부에서 밀어붙이는 방향으로 방통위 일정도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김효재 직무대행은 국민의힘 추천, 이상인 상임위원은 대통령 추천 몫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 현판. (사진=뉴스토마토)
수신료 분리징수를 위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은 방송법 시행령 제43조제2항 '지정받은 자가 수신료를 징수하는 때에는 지정받은 자의 고유업무와 관련된 고지 행위와 결합하여 이를 행할 수 있다'를 '행해서는 아니 된다'로 수정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현 상임위원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수신료 분리징수를 위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에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김현 위원은 "법 또는 시행령을 개정할 때에는 개정 필요성에 대해 보고하고 다양한 논의와 협의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함에도 방통위의 독립성과 합의 정신을 망각하고 대통령실 권고사항이라는 이유로 상임위원에게 내용 보고 없이 간담회 논의와 위원회 회의 안건으로 상정하는 것은 절차상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수신료는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보장하여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으로부터 공영방송의 기능을 보호하고 공적책무를 수행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라면서 "수신료는 공영방송의 재원구조 근간을 흔드는 매우 중요하고 민감한 사안임에도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 없이 시행령 개정을 통해 정무적 정책 결정을 한다면 그 피해는 모두 국내 방송계와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