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윤 대통령의 신냉전 고집, 결과는 경제 고립"

'미일 밀착' 외교 기조 지속…한중관계 개선 전략 '안갯속'

입력 : 2023-06-15 오전 6:06:00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재외공관장 신임장 수여식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윤혜원·최수빈 기자]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미국의 승리와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고 발언한 이후 한중 양국이 격하게 충돌하고 있습니다. '맞불 대사 초치'로 달아오른 양국의 갈등은 여당과 정부 관계자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까지 직접 싱 대사 발언 비판에 참전하면서 최악으로 치닫는 모양새입니다.
 
이와 관련해 <뉴스토마토>는 14일 5인의 외교 전문가들에게 현 한중 관계 상황에 대한 의견을 구했습니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 안유화 미국 어바인대 교수,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 홍인표 고려대 교수(가나다순)가 의견을 줬습니다.
 
윤 대통령, 싱하이밍 비판 가세…"한중관계 더 악화"
 
전문가들은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신냉전 구도 속에서 윤 대통령의 '미일 밀착' 외교 기조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한중 관계도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특히 윤 대통령이 싱 대사 발언 비판에 가세하면서 상황이 더 안 좋아졌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홍인표 교수는 "중국은 한국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싱 대사를 통해 최후통첩 메시지를 전했지만 윤 대통령까지 나섰기에 (한국도) 양보할 수 없고 중국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윤 대통령이 신냉전 구도 속에서 미일 밀착 외교 기조로 자리를 잡은 이상 이를 되돌리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김준형 교수는 "당연히 (외교 기조 변화가) 필요하지만, 윤 대통령이 하지 않을 것 같다"며 "현 정부는 문재인정부가 중국이나 북한에 저자세로 대했다고 보고 있다. 그렇기에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싱 대사를 만난 것도 '정부 외교 정책의 보완'이 아닌 '친중'으로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일부는 윤 대통령이 현 외교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다만 현 상황에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외교 전략도 필요한데 눈에 띄지 않는다는 지적입니다. 위성락 전 대사는 "미국과 일본 쪽에 경사되는 것은 필요하고 불가피하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중국, 러시아와의 외교를 도외시 할 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미국과는 어느 정도로 공조하고 중국, 러시아하고는 어떤 정도의 외교 공간을 가질지에 대한, 즉 미중러에 대한 통합되고 조율된 (외교) 전략의 틀이 있어야 되는데 그게 지금 안 보인다"고 꼬집었습니다.
 
"사드 때보다 더 심각…제2의 요소수 사태 가능성도"
 
특히 한중의 갈등은 미중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한국의 경제적 고립 위기를 초래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김 교수는 경제적으로 "중국이 한국에 더 강경하게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2016년 당시 사드 사태 때보다 경제적으로 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안유화 교수는 "일각에선 한국이 중국을 통해 돈을 버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하지만 경제학 원리로 설명하자면 수입을 대부분 중국에서 한다"며 "수입이 안 되면 수출도 안 된다. 한국 입장에서 수입 수출 모두 중요하기에 중국뿐만 아니라 모든 국가와 관계를 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홍 교수는 "중국이 여러 카드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며 "중국이 작심한다면 요소수 사태 때처럼 치명상을 입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박주용·윤혜원·최수빈 기자 rukaoa@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박주용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