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국내 간편결제 시장의 상당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네이버페이는 지난 3월 삼성페이와 전격 손을 잡았습니다. 애플페이의 공습에 대비한 포석이었습니다.
그로부터 약 100일이 가까워지고 있는 현재, 네이버페이의 전략은 성공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간 네이버페이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목됐던 오프라인 결제의 저변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19일 아이지에이웍스 마케팅클라우드에 따르면 네이버페이는 삼성페이와 오프라인 결제를 연동한 지난 3월29일 이후 이용자 수가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종전에는 10만~12만을 오가던 일간활성이용자수(DAU)가 일순간 25만명 이상으로 급증한 것입니다.
네이버페이 DAU는 지난 3월 삼성페이 연동 후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사진=아이에이지웍스)
보통은 이벤트나 제휴를 통해 사용자가 증가하면 트래픽은 금세 감소하기 마련인데요. 네이버페이의 DAU는 두 달가량이 지난 5월 말까지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많을 때에는 30만을 상회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현상은 네이버의 자체 통계에서도 확인됩니다. 네이버는 삼성페이 결제 연동 직후인 4월 한 달 간 네이버페이 앱 신규 설치 건수가 약 47만건으로 전달보다 186% 급증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1인당 평균 현장결제 금액은 전월대비 123% 증가했는데요. 2회 이상 반복 결제한 사용자 비중은 전체의 7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령대별로는 주 소비계층인 2040 세대의 이용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같은 성과에 네이버페이도 고무된 분위기입니다. 네이버페이는 카카오페이 등과 함께 국내 간편결제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점유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거래가 온라인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약점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네이버(
NAVER(035420))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네이버페이의 오프라인 결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한 8200억원을 기록했는데요.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른 영향과 업종별 가맹점 확대, 대학 캠퍼스 확대 등 결제처 확대로 비교적 높은 성장세를 보였지만 전체 결제액 13조4000억원에 비하면 매우 적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MTS 방식의 삼성페이와 연동을 하면서 네이버페이의 오프라인 가맹점 수는 12만여개 수준에서 300만개로 대폭 늘었습니다. 최수연 대표 역시 "오프라인 결제액 확대 효과가 2분기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기대감을 표하기도 했는데요. 4월 한 달간 네이버페이 현장결제가 일어난 결제처는 58만1000여개로 확인됐습니다. 삼성페이의 300만 가맹점 중 약 20%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네이버페이는 지난 3월 삼성페이와 결제 연동 협력을 시작했다. (사진=네이버)
이 때문인지 네이버페이는 삼성페이와의 접점 확대에 더 많은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네이버 앱과 갤럭시워치 앱에서도 삼성페이 결제를 지원하는 동시에 결제 후 포인트 뽑기 이벤트도 연장해 진행 중입니다.
이 가운데 지난 2019년부터 함께해온 제로페이와의 협력은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네이버페이는 이번 달 말까지만 제로페이의 결제를 지원할 예정입니다. 네이버페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집중해야 할 새로운 서비스들이 많아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일종이 '선택과 집중'인 셈입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