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혁신기구 1차 회의에서 김은경(오른쪽)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이재명 대표.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민주당 혁신기구 수장인 김은경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20일 첫 회의를 주재하면서 '김은경호'가 본격적인 닻을 올렸습니다. 혁신위가 쇄신 의지를 다졌지만, 혁신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내년 총선 공천권 관련 권한이 없다는 점에서 기본적인 한계를 지닌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돈봉투 사건 첫 의제로…'외부 다수' 혁신위원도 구성
김 교수는 이날 국회에서 민주당 혁신기구 1차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지난 2020년 이후 국회의원이나 당직자의 부패비리 사건 진단을 우선적으로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한꺼번에 연결해 제도적 쇄신안을 만들어보는 것을 첫 의제로 만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김남희 변호사를 비롯해 윤형중 LAB 2050 대표,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 이진국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차지호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이해식 의원, 이선호 민주당 울산광역시당 위원장을 혁신위원으로 임명했습니다.
20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혁신기구 1차 회의에서 이재명(왼쪽에서 두 번째) 대표가 격려사를 하고 있다.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김은경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공천권 없는 혁신위…당내 회의론 계속 표출
구색은 갖췄지만, 김 위원장의 권한과 영향력에 대해서는 여전히 당내 회의론이 표출되는 상황입니다. 내년 총선 공천권에 대한 계파 간 갈등 가능성이 살아 있는 상황에서 공천권이 없는 혁신기구 수장의 쇄신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겠느냐는 겁니다. 특히 이재명 대표가 김 교수에 앞서 '친명'(친이재명) 성향의 이래경 사단법인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을 임명하려고 했던 만큼 당내에서는 이를 이 대표의 공천권 사수로 해석하는 시각이 있습니다.
한 중진 의원은 본지와 한 통화에서 "어제 대신 오늘 하는 게 혁신 아닌가. 지금 혁신위에서 여러 의제를 만든다고 하는데 앞으로 총선을 앞두고 또 당에서 혁신을 해야 한다고 하지 않겠느냐"며 "어차피 총선을 앞두고 최대 3번은 혁신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며 현 체제에 크게 기대를 갖지 않았습니다.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도 "현 당헌당규상 혁신위원장이 공천권을 행사할 수 없다. 당헌당규를 바꿔야 가능한 문제"라며 "다만 추후 혁신위원장이 이 대표에게 공천 관련해 조언하는 등 여러 방법에 대해 의제를 설명하지 않겠느냐"고 말했습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