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지주 지분 매집 협성종합건업 꽃놀이패 쥐나

지분율 5.25%로 3대주주 올라...보유목적 '단순투자'
증권가, BNK 주가전망 긍정…지분경쟁은 '글쎄'
협성 "배당주 투자매력에 지분 확보"

입력 : 2023-06-2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부산 지역 건설사 협성종합건업이 BNK금융지주(138930) 지분을 확대해 3대 주주로 올라서면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직접 경영에 참여하진 않더라도 일정부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기 때문입니다. 
 
증권가에선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는데요. 협성측이 3대주주로서 어떤 목소리를 낼지 또는 어떤 호재를 알고 미리 매입을 했는지 그 배경에 대해 주목하고 있습니다. 협성측은 배당주로써 투자매력도가 높아 지분을 취득했단 설명입니다.
 
사진=협성종합건업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19일 협성종합건업은 12일부터 19일까지 BNK금융지주(138930) 주식 100만주를 매입해 지분 5.25%를 보유한 3대주주가 됐습니다. 해당 5.25% 지분은 정철원 협성종합건업 회장과 협성문화재단을 비롯한 계열사들(협성르네상스, 상익건설, 협성프라자, 협성문화재단, 협성건업)이 보유한 지분 합계입니다. BNK금융지주 최대주주는 부산롯데호텔 등 7인으로 지분 11.14%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2대주주 국민연금은 8.47% 지분을 보유 중입니다.
 
협성종합건업측은 BNK금융지주의 높은 배당률과 벨류에이션 매력을 높이 평가해 투자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협성종합건업 관계자는 "저희 회장께서는 단순히 보유자금으로 다른 은행지주 대비 높은 배당률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실제 지난해말 기준으로 BNK금융 현금배당률은 9.04%로 우리금융(9.41%), KB금융(6.17%), 신한지주(5.97%), 하나금융(8.27%)에 비해 높은 수준입니다. 
 
지분확대를 통해 주주행동에 나설 계획이 있냐는 질문엔 "지분을 더 늘려서 경영권이나 지분경쟁에 참여할 의도는 가지고 있지 않다"며 "현재 지분을 더 늘릴지 말지는 회장의 판단에 따라서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이어 "저희 관계사인 건설사들이 BNK부산은행에 PF(프로젝트파이낸싱)대출받아서 지분 투자한게 아니냐는 의심도 하시는데, 저희는 PF쪽 대출이 한번도 없었다"면서 "현재도 부산은행과 뭐 대출 관계 엮인 것은 없다"고 했습니다. 
 
앞서 이슈가 된 롯데시네마와 협성휴포레와의 분쟁과 관련해서도 선을 그었습니다. 그는 "지역과 상호명이 같아서 헷갈릴수도 있는데, 저희랑은 아무 관련없는 회사"라며 "저희쪽 건설사는 협성 르네상스라는 브랜드로 서울쪽에 주택이나 아파트를 건설한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BNK금융지주 관계자는 협성의 3대 주주 지위 획득에 관해 "협성측에서 답변이 가능할 거 같다. 답변 드릴 게 없다"고 전했습니다. 
 
증권가 "지분경쟁 가능성 낮아"…향후 주가전망은 낙관적
 
협성종합건업은 이번 지분확대는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명시했는데, 업계에서는 지분 취득을 두고 다양한 목소리가 나옵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은 어려워 보인다. 배당을 늘려달라는 등 주주서한을 준비할 수는 있다"면서 "협성측의 의도가 배당을 늘려달라는 목적인지 무엇인지는 지켜봐야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협성 측이 배당주 매력에 투자했단 의사를 전한 만큼 향후 주주 서한 발송 등은 지켜볼 이벤트로 보입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도 "금융사의 경우 경영권 분쟁이 생길 가능성이 매우 낮다"며 "대주주가 되려면 금감원에 승인 받아야되고 한 주주가 취득할 수 있는 최대 지분율이 금융사는 규제가 돼있다"고 했습니다. 금융당국의 규제가 심해 지분을 가지고 있다해서 M&A가 되거나 지분 경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입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JB금융지주(175330)DGB금융지주(139130)에 주주환원책 요구한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행동주의와는 다른 것 같다"면서 "건설사가 여유자금으로 투자한 것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이어 "얼라인파트너스는 사모펀드인데 반해, 협성측은 BNK금융과 같은 부산지역 기업이기도 하고, 원래 지방은행들은 지방기업들과 협업을 많이 하면서 지분투자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일각에선 협성측이 BNK금융을 매집한 이유로 윤 대통령이 엑스포 유치에 총력중인 2030 세계박람회(부산) 대규모 개발 사업 기대감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BNK금융은 최근 벨류에이션 저가 매력도 있고 배당투자 목적으로도 좋다"면서 "업계에선 2030년 부산 엑스포 개최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 부산 지역 개발 기대감에 지역 경제가 살아나면서 수혜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업계에선 협성종합건업이 투자이익과 함께 BNK금융과의 관계를 위해 지분을 늘린 것이란 해석이 나왔습니다. 지역의 굵직한 건설 사업을 따내기 위해서는 부산·경남은행 등 지역 기반 금융사로부터 자금을 원활히 구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로 금융사들이 자금을 내주는 것을 꺼리는 상황에서 BNK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단 판단입니다. 
 
협성, 추가 지분 확대시 영향력 행사 가능성 
 
협성종합건업이 향후 지분을 더 늘리면 BNK에 대한 영향력도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사외이사 추천권을 받고 이사회에 진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소액주주까지 등에 업는다면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후 소각 등 주주제안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BNK금융지주는 타 금융지주와 비교해 소액주주 수가 12만명을 넘어 지방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큰 편(DGB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는 각 4만명대)인데다, 지난 1년 부쩍 늘어난 상황입니다.소액주주는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1에 미달하는 주식을 소유한 주주를 의미합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BNK금융지주 소액주주 수는 12만3937명으로 전년 말(10만4199명) 대비 약 2만명 가까이 늘었습니다. 소액주주가 차지하는 비중도 전체의 99.99%로 2021년 12월 31일(99.94%)에 비해 커졌고, 소액주주 수의 소유주식 수 비중 60.92%에서 69.03%까지 확대됐습니다.  
 
BNK금융 제12기 정기주주총회 모습. (사진=뉴시스)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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