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카오 AI 열풍에도 소외…생성형 AI 기대감도 '글쎄'

네이버·카카오, 주가 지지부진…실적 여파
생성형 AI 출시 기대…기술력·수익성은 의문

입력 : 2023-07-0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올해 국내 증시에 훈풍이 불고있지만 NAVER(035420)(네이버)와 카카오(035720)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국내 대표 빅테크 기업들이지만 AI(인공지능) 열풍에 소외됐는데요. 정체되고 밀려난 실적이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가운데 네이버와 카카오가 하반기에 공개할 생성형 AI에 투자자들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다만 기술력과 수익성에 대해서는 의문 부호가 달립니다.
 
네이버·카카오, 지지부진 주가…이유는 '실적'
네이버, 카카오 로고(사진=각사 제공)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코스피는 올해 15.96%, 코스닥은 31.01% 상승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네이버와 카카오는 6.31%, 5.93% 상승과 하락했습니다. 상승한 네이버 역시 시장 수익률에 못 미친 부진한 주가입니다.
 
이른바 '네카오'로 불리는 국내 대표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지지부진한 이유로는 실적이 꼽힙니다. 네이버는 올해 1분기 매출액 2조2804억원, 영업이익 330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3018억원) 대비 9.51% 증가했죠. 플랫폼 기업으로서 성장성이 주목되지만 영업이익은 다소 정체된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습니다. 1분기 영업이익 711억원을 기록해 증권가 컨센서스 1227억원보다 42.05% 낮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전년 동기(1587억원)와 비교하면 55.17% 감소했습니다.
 
2분기 실적도 밝은 전망은 아닙니다.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네이버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610억원으로 전년 동기(3362억원) 대비 7.41% 증가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1분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세가 다소 둔화할 것으로 보이네요. 카카오는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1428억원으로 전망됐는데요. 전년 동기(1710억원) 대비 16.50% 감소한 영업이익이 예상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 투자자들은 네이버와 카카오를 계속해서 사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이 순매수한 종목 1위와 2위를 네이버, 카카오가 차지했는데요. 네이버 3841억원, 카카오 2830억원을 순매수했습니다. 반면 외국인은 같은 기간 네이버를 3120억원 순매도했고 카카오도 1831억원 팔아치웠습니다.
 
생성형 AI 출시 기대…기술력·수익성엔 아직 물음표
 
개인 투자자들이 지지부진한 주가에도 네이버, 카카오 순매수를 이어가는 이유로 양사가 하반기에 공개할 생성형 AI가 꼽힙니다. 올해 네이버와 카카오는 생성형 AI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데요. 네이버는 이달 차세대 검색 챗봇 서비스 '큐:(Cue:)'를 공개할 예정입니다. 
 
큐:는 네이버가 2021년 만든 초대규모 생성형 AI 모델 하이퍼클로바를 검색에 특화시킨 자체 거대 언어모델(LLM) 오션(OCEAN)을 기반으로 합니다. 네이버는 이어 다음달엔 하이퍼클로바를 고도화한 '하이퍼클로바X'도 공개할 계획입니다.
 
카카오 역시 자회사인 카카오브레인이 3분기 초거대 AI LLM '코GPT(KoGPT)2.0'을 공개할 계획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한 AI 대화형 챗봇 '코챗GPT'도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죠. 증권가는 빅테크 기업 '네카오'가 생성형 AI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것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생성형 AI 개발이 네카오 주가에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예상입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로소프트 빙, 구글 바드와 국내 검색시장을 두고 격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네이버는 한국어 특화 및 자체 데이터 보유 강점을 앞세워 시장 수성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신은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에 대해 "하반기 AI 모델 공개를 통해 챗봇 서비스, 카카오톡 서비스 고도화, 영상판독 서비스 등 런칭도 기대된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글로벌 AI 시장에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AI 기술력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있습니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늦게 만들었을 때 앞서 나온 것들 만큼 성능이 나와야 하지만 그 부분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며 "챗GPT나 바드를 이미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을 네이버와 카카오가 뺏어오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네이버는 당초 하이퍼클로바X를 이달 공개할 것으로 계획했지만 8월로 연기한 점도 AI 기술력에 대한 의구심을 불어넣었습니다. 카카오의 코GPT2.0도 올해 상반기 공개 예정이었지만 지난 5월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하반기 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명주 교수는 "출시 일자가 연기된다는 소식에 의심이 드는 것은 타당한 의심"이라고 전했습니다.
 
AI 개발을 위한 투자 확대로 비용이 늘어난 부분도 부담입니다. 네이버는 AI 관련 연구·개발을하는 퓨처 테크 R&D 부문에서 작년엔 영업손실 2492억원, 올해 1분기엔 영업손실 66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카카오는 올해 AI 등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로 신사업 관련 연간 3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생성 AI가 완성 단계에 이르러 관련 투자 규모가 명확해질 필요가 있다"며 "주가 바닥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이익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투자한 비용을 회수할 수 있을만큼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생성형 AI를 공개한 이후로 명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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