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그로시(왼쪽에서 세 번째)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7일 저녁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에 도착, 시민단체의 항의를 피해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8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마셔도 안전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오염수를 마셔도 안전하느냐는 물음에 "당연하다. (식탁 위의 물을 가리키며) 저기에도 삼중수소가 들어있다"며 "삼중수소는 모든 국제적인 기준 이하로, 나도 마실 수 있으며 그 안에서 수영도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오염수 관련한 대중의 걱정을 이해한다. 몇 년이 걸리더라도, 우려가 잦아들 수 있도록 대중과의 소통을 계속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이 오염수 방류 반대 청원을 시작하는 등 방류를 크게 반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정치인들이 여론을 결집하기 위해 이 문제를 이슈로 삼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사회에는 각자 정치적 의제를 가진 이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면서도 "정치적 의견을 말하거나 (오염수 방류가) 피할 수 있는 현실이라는 사실을 외면하는 것은 내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습니다.
9일 민주당과 만나기로 한 것과 관련해 "그들이 나에게 만나자고 요청했다. 일본과 한국, 중국 등에 설명한 것과 마찬가지로 두 가지 진실은 없다"며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이 무엇이든 최대한 직설적인 방식으로 답변하려고 노력하겠다. 복잡한 용어들이 존재하나 혼란의 여지가 남지 않도록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전날 한국 입국 때 원전 오염수 방류에 항의하는 시위대로 인해 약 2시간 동안 김포공항에서 발이 묶인 것에 대해 "일부 사람들이 깊은 반감을 가졌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내가 여기 온 이유 중 하나가 그 때문"이라며 "오염수 처리·방류 과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 잘 설명할 필요가 있다"며 "시위대가 반가웠다는 뜻은 아니지만,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가 아닌가. 시위가 잘못된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로시 총장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방류는 문제 없다'는 취지의 IAEA 최종 보고서에 대한 비판에 대해 "우리는 일본의 계획을 과학적 분석에 기반해 꼼꼼히 평가했다. 또 실제 방류 이후 발생할 일에 대해서도 현장에 상주하면서 수십 년간 검증할 계획"이라며 "최후의 한 방울까지 '안전하게' 방류될 때까지 IAEA가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는 북한 핵개발에 대해 우려를 표했습니다. 이 인터뷰에서 "북한은 핵 실험을 위한 모든 준비가 이미 다 돼 있다. 최근 포착된 동향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이 엄청난 수준으로 확대됐다는 점"이라며 "우리는 북한의 오판을 막아야 하는데 북한의 완전한 고립은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과 박진 외교부 장관 등을 각각 면담하고, 9일 오전에는 오염수 방류에 강력 반대하고 있는 민주당의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저지 대책위원회와 만난 뒤 한국을 떠날 방침입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