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차가 사라진다…10대 중 2대도 안돼

올해 디젤차 비중 18.4%…5년 새 절반 넘게 축소
대기오염 주범 인식, '디젤값·요소수 대란' 퇴출 부추겨
완성차 내연기관 판매 중단·친환경차 선호 확대

입력 : 2023-07-10 오후 4:06:38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뛰어난 연비와 높은 토크로 2010년대 큰 인기를 끌던 디젤차가 빠르게 자동차 시장에서 퇴출되고 있습니다. 완성차업계는 디젤을 파워트레인에서 제외하면서 설 자리를 점차 잃어가고 있는데요. 디젤차 차리는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메우고 있습니다.
 
10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차 등록 대수 91만5102대 중 디젤차는 16만8219대로 전체 18.4%의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서울 시내 한 주유소 가격표에 휘발유 가격을 넘어선 경유가격이 게시돼 있다.(사진=뉴시스)
 
2016년 87만2000대에 달했던 경유차 등록 대수는 2017년 82만1000대, 2018년 79만2000대, 2019년 65만6000대, 2020년 59만5000대, 2021년 43만대, 지난해 35만1000대로 감소했습니다. 5년 새 절반 이상 감소한 셈인데요.
 
전체 등록 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47.9%, 2017년 44.8%, 2018년 43.4%, 2019년 36.6%, 2020년 30.8%, 2021년 24.8%, 지난해 20.8%로 떨어졌습니다.
 
디젤차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되는데 2015년 독일 폭스바겐이 배기가스양을 조작해 유죄를 받은 '디젤 게이트(배출가스 조작사건)' 이후 디젤차 기피는 심화됐습니다.
 
또 휘발유보다 저렴한 유지비가 장점 이였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디젤 가격이 급등했고 2021년 11월 요소수 대란이 벌어지면서 입지가 더 좁아졌습니다.
 
완성차 업체들도 디젤차 라인업을 줄이고 있습니다. 현대차(005380)는 다음달 출시하는 신형 5세대 싼타페에서 디젤을 제외했습니다. 5년 만의 풀체인지(완전 변경) 모델로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파워트레인으로 출시됩니다.
 
2000년 출시된 싼타페는 지금까지 국내에서만 무려 130만대 이상 판매됐는데 이중 110만대가 디젤 모델입니다. 국내 SUV 중 가장 많은 디젤 모델이 판매된 차종으로 꼽히는데요. 성능과 연비가 우수한 가솔린 터보 엔진의 등장과 친환경차 선호도 증가 등의 요인으로 싼타페 디젤은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현대차는 2019년에도 아반떼 디젤을 단종을 마지막으로 현대차 승용 라인업에서 디젤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기아(000270)는 셀토스의 디젤 파워트레인을 없앴습니다. KG모빌리티(003620)는 티볼리 디젤을 단종했고 지난해 출시한 토레스는 가솔린만 출시했습니다. 한국지엠은 현재 전 차량에서 디젤 모델은 판매하지 않습니다.
 
수입차 역시 국내에서 디젤차 판매를 줄여나가는 추세입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입차 판매량(13만689대) 중 디젤차는 1만1527대로 8.8%를 차지하는데 그쳤습니다.
 
2015년 68.8%로 정점을 찍고 이듬해 58.7%, 2017년 47.2%, 2018년 41.0%, 2019년 30.3%, 2020년 27.7%, 2021년 14.1%, 지난해 11.7% 등 지속 감소했습니다.
 
폭스바겐 아테온.(사진=폭스바겐)
 
다만 폭스바겐은 디젤차 비중이 여전히 높았는데요. 폭스바겐의 올해 상반기 판매량 중 디젤차가 자치한 비중은 55.2%에 달했습니다. 경쟁사인 메르세데스-벤츠(10.9%), BMW(7%), 아우디(26%) 등 점차 디젤 비중이 줄어드는 것과 대비됩니다. 특히 올해 폭스바겐은 전기차를 108대를 파는데 그쳐 6월 기준 수입차 판매 순위가 10위로 떨어졌습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폭스바겐이 계속 디젤차를 보급하는 건 결국 밀어내기 식으로 판매해 최대한 끝까지 수익률을 끌어내겠다는 의도"라고 지적했습니다.
 
전 세계적인 탄소 중립 움직임과 맞물려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도 내연기관차 판매·생산 중단과 함께 친환경차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앞으로 디젤차 판매 감소 속도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아직까지 디젤 중심인 상용차 시장도 전동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이미 승용차는 하이브리드나 전기차 등으로 재편됐습니다. 실제 하이브리드차는 올해 상반기 15만1108대, 전기차는 7만8466대가 판매돼 전체에서 25.1%를 차지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3.8%p 상승했습니다.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친환경차 선호가 이어진다면 디젤차의 등록 비중은 올해 20%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김 교수는 "요소수 문제로 인해 디젤차 퇴출이 빨라지고 기후 환경 변화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도도 워낙 높아지면서 친환경차 구입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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