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지난달 국내 완성차 업계는 전년 동월 대비 두 자릿수 판매 증가율을 나타내며 10개월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습니다. 업계에서는 부품 수급에 숨통이 트이고 있는 데다 신차 판매 및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속돼 온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완화되고 있다고 전망합니다.
3일 국내 완성차 5개사가 발표한 6월 판매 실적에 따르면 총 72만740대가 판매되며 전년 동월 대비(64만8829대) 11.1% 늘었습니다.
완성차 5사 판매실적 추이.(그래픽=뉴스토마토)
현대차(005380)는 전년 동월 대비 9.5% 증가한 총 37만5113대를 판매했습니다. 내수는 7만163대로 17.9% 증가했고 수출은 7.7% 늘은 30만4950대를 기록했습니다.
내수 시장에서 세단은 그랜저 1만1528대, 아반떼 5318대, 쏘나타 4113대 등 총 2만1450대가 팔렸습니다. 레저용차량(RV)은 투싼 4441대, 캐스퍼 3900대, 싼타페 3353대, 팰리세이드 3164대, 코나 3162대 등 총 2만 574대가 판매됐습니다.
제네시스의 경우 G80 4718대, GV70 4028대, GV80 2572대, G90 1629대 등 총 1만3838대가 팔렸습니다. 전기차는 아이오닉 5 1297대, 아이오닉 6 491대, GV60 422대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달 공개할 아이오닉 5 N과 하반기에 내놓을 싼타페 완전변경 모델 등 신차를 지속 선보이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아(000270)는 1962년 자동차 판매를 시작한 이래 사상 최대의 상반기 판매 실적을 기록했는데요. 올해 1~6월 157만5920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11.0% 늘었습니다. 6월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7.2% 증가한 27만8256대를 판매했습니다. 내수는 13.3% 증가한 5만1002대, 수출은 5.8% 늘은 22만6631대를 기록했다.
스포티지가 4만9869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됐으며 셀토스가 2만5028대, 쏘렌토가 2만1380대로 뒤를 이었습니다. 내수 시장에서는 쏘렌토 6978대, 스포티지 6418대, 카니발 6358대 순으로 많이 판매했습니다.
기아 관계자는 "기아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상반기 판매 실적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글로벌 시장에서 기아의 경쟁력이 높게 평가받고 있음을 실감했다"며 "EV9 신차 출시에 힘입어 브랜드 가치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기아 EV9.(사진=기아)
한국지엠은 전년 동월 대비 86.7% 늘은 4만9831대를 판매하며 12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동시에 최근 5년 내 월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내수는 5159대로 16.4% 늘었고 수출은 4만4672대로 100.7% 급증했습니다. 수출은 15개월 연속 전년 대비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뷰익 엔비스타 포함)와 트레일블레이저(뷰익 앙코르 GX 포함)가 각각 2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수출 실적을 견인했습니다.
KG모빌리티(003620)는 내수 5758대, 수출 4485대를 포함 총 1만243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27.9% 증가했습니다. 내수는 토레스와 티볼리가 각각 전월 대비 18%, 124.1% 증가하는 등 전년 동월 대비 25.6% 늘었습니다. 수출은 토레스가 벨기에와 헝가리 등으로의 판매가 늘며 5월 1432대에 이어 지난달에도 871대가 선적되는 등 상승세를 이끌고 있습니다.
반면 르노코리아는 신차 부재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는데요. 6월 판매량은 7297대로 전년 동월 대비 39.2% 줄었습니다. 내수는 1721대로 77.1% 급감한 반면 수출은 24% 늘은 5576대를 기록했습니다. 수출은 XM3가 이끌었습니다. XM3는 전년 동월 대비 29.3% 늘어난 4956대가 수출됐는데요. 누적 수출 19만9552대로 20만대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수급 개선으로 출고 기간도 대폭 줄어들었습니다. 현대차·기아의 7월 납기표에 따르면 현대차 아이오닉 6의 출고 기간은 1개월입니다. 지난 1월 16개월에서 1년 이상 줄었습니다. 특히 고객 출고 보류, 취소분 등을 반영하면 즉시 출고도 가능한 상황입니다. 아이오닉 5와 기아 EV6 역시 각각 4~5주로로 짧아졌습니다. 최근 출시된 EV9도 마찬가지입니다.
업계는 출고 기간이 대폭 짧아진 것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상당 부분 해소되면서 생산 물량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적체 현상이 심했던 신차 대기 수요가 빠르게 해소되고 있다는 얘기인데요.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그동안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몇 십 만대 차질을 빚었지만 올해는 많이 풀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내수 쪽도 활성화되면서 공급 못했던 차량을 본격적으로 보급할 수 있는 기회가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