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관계 파탄 속 노노갈등까지

노노 갈등 불거져 노사관계도 '먹구름'
삼성전자 노조간 '불협화음'
SK하이닉스 노사, 임금인상률 노조가 발목

입력 : 2023-07-1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정부와 노동계의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힘을 합쳐야할 노조들 사이에서도 갈등이 생기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노사 협의 창구가 단일화인 만큼, 노조들 간 내부정리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17일 노동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국삼성노조(전삼노)를 포함해 사무직노조, 구미노조, 전자노조, 올해 출범한 디바이스경험(DX)노조까지 총 5개가 있습니다. 올해 단체 교섭에 5개 노동조합이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삼성전자 노조 중 가장 규모가 큰 전삼노(지난달 기준 9970명)가 DX노조와 공동교섭단을 구성하지 못해 사측과 교섭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DX노조는 올해 출범 후 빠르게 조합원이 늘어나면서 6000명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삼성전자 노조들이 사측과 교섭하기 위해서는 힘을 합쳐야 하는 상황입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뉴시스)
 
문제는 노노 갈등이 불거지면서 노사관계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입니다. 노노간의 심각한 갈등 양상은 단기적으로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조직문화의 훼손을 초래할 것이고, 이에 따라 기업 운영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반도체 불황이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삼노가 사측이 제시한 4.1% 임금인상률에 반발하며 6% 이상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영업이익이 90%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상황은 SK하이닉스도 비슷합니다. SK하이닉스는 전임직 조합원들이 노사가 도출한 잠정 합의안 대의원 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SK하이닉스는 한국노총 산하 전임직 노조와 민주노총 산하 기술사무직 노조로 구성돼 따로 임단협을 진행합니다.
 
앞서 사측은 임금인상률을 4.5%로 정하고 분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하는 시점에 이를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전임직 조합원들은 지급 시점이 명확하지 않고 소급 적용이란 방식에 의문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전임직 노조는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동의하지 않기로 하면서 회사와 추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노노간의 갈등 영역에서의 세력 투쟁 성격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조직 관리 관점에서 접근해 원인을 분석하고 내부정리가 필요하다고 이야기 합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그간 생산직 중심으로 노조가 구성됐다면, 최근에는 사무직종 중심의 노조들이 생겨 노노갈등이 발생하는 것이다"라며 "우리나라의 복수노조 제도 자체의 헛점을 손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 직종을 달리할 경우 기업과의 교섭도 달리해야 한다"며 "큰 문제가 아닐 경우에는 노조에서도 정도를 지키는 교섭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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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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