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6박8일에 걸친 지난 리투아니아·폴란드·우크라이나 순방에 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하지만 김건희 여사의 현지 '명품쇼핑' 논란과 그에 따른 대통령실의 '호객행위' 해명 파문 등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25분간 생중계로 진행된 국무회의에서 애초 4박6일 일정을 갑자기 늘려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과 관련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우리 국민을 대표해서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연대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며 "폭격을 막고 무너져 내린 건물 잔해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고문과 학살을 당한 참혹한 현장을 직접 봤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무회의 25분간 생중계…'우크라 연대' 당위성 강조
특히 윤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납치돼 학대를 받다가 가까스로 제3국을 통해 탈출해 와서 재활·심리치료 중인 아동, 인권보호센터의 어린이들을 보면서 미래 세대의 꿈까지 앗아가는 전쟁의 참상과 야만성에 대해 돌아보게 만들었다"며 "저는 우크라이나 국민이 완전히 자유를 되찾는 날까지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윤석열(왼쪽)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국립아동병원을 찾아 어린이들과 대화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연합뉴스 사진)
윤 대통령의 해당 발언은 같은 기간 집중호우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국내 수해 수습에 곧바로 나서지 않고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의도로 보입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내 수해 관련해 "대통령으로서 마음이 무겁다"고 했습니다.
김건희 명품쇼핑엔 침묵…야 "사람 죽었는데 자화자찬 말 되나"
윤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대통령실은 이날 김 여사 명품 매장 방문 논란과 호객행위 해명 파문 관련해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전날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해당 논란에 대해 정리가 됐느냐는 물음에 "과거 '쥴리'라든지 '청담동 술자리'라든지 여야 간 정쟁화가 됐다"며 "팩트를 가지고 이야기해도 그 자체가 정쟁 소재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더 정쟁 소재를 만들지 않는 게 차라리 나을 것 같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매체 '15min'가 보도한 현지 명품샵을 찾은 김건희(오른쪽에서 두 번째) 여사. (사진=15min 홈페이지)
이와 관련해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금 호우로 사람이 돌아가셨는데 순방 성과를 자화자찬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김 여사가 진짜 호객행위로 리투아니아 현지 명품 매장을 찾은 것인지 대통령실에서 기면 기다 아니면 아니다라고 야당 물음에 답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강선우 대변인도 이날 "각국 정상들의 치열한 외교 현장에 동행한 대통령 부인이, 국가공무원인 경호원들을 대동하고 명품 매장을 다섯 곳이나 둘러보며 쇼핑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이에 대한 사실관계를 밝히라는 것이 어떻게 정쟁인가. 국민 물음에 답하는 것이 정부의 최소한의 도리 아닌가"라고 꼬집었습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