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올해 우유 원유 가격을 결정하기 위해 낙농가와 유업체들은 오는 19일을 협상 기한으로 설정해 협상에 임하는 상황입니다. 원윳값이 인상되면 이를 주재료로 쓰는 우유 제품가는 동반 상승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정부는 우유 가격 인상 자제를 당부하면서 유업계는 당혹해하는 눈치입니다.
18일 정부와 유업계에 따르면 낙농진흥회 소위원회는 올해 원유 가격에 대해 1리터당 69~104원 범위에서 인상 폭을 결정할 예정입니다. 원유 인상가는 8월 1일부터 시행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 우유 매대의 모습. (사진=뉴시스)
원윳값 상승은 낙농가의 생산비 상승으로 예정된 수순입니다. 지난해 기준 원유 기본 가격이 리터당 49원이 오르자, 각 유업체는 흰 우유 제품 가격을 10% 안팎으로 올렸습니다. 이에 흰 우유 리터당 소비자 가격은 2800원 안팎으로 인상된 바 있습니다.
올해 원유 가격 인상 폭이 6.9~10.4% 사이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900~1000ml 우유 한 팩은 3000원을 넘길 가능성이 큽니다.
유업계에선 원유 가격이 인상되면 우윳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단 입장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원유 가격이 인상되면 당연히 제품 가격에도 일정 부분 반영돼야 한다"며 "특히 흰 우유 같은 경우에는 이익이 거의 없는 품목 중에 하나에 해당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원유 가격이 인상됐는데 제품 가격을 인상하지 말라고 하면 업체 입장으로선 상당히 부담된다"라며 "작년에 영업이익이 감소한 부분도 있기 때문에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했습니다.
"시장 원리에 입각해 가격 결정돼야"
올해부터는 용도별 차등가격제가 적용됩니다. 용도별 차등가격제는 마시는 우유인 음용유와 커피 등에 들어가는 가공유의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제도입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치인 리터당 69원을 인상해도 전년 대비 6.9% 인상으로 최대 폭이다"면서 "정부의 압박으로 업체가 가격을 인상하지 않으면 추후에 큰 폭으로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석 교수는 "올해부터 용도별 차등가격제가 적용된다고 하지만 시장 원리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낙농가와 유업계가 협상해서 결정한다"라며 "시장 원리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